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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라스 Jasmine Oct 09. 2023

보고 싶은 James 차장님

보고 싶은 James 차장님!


햇살이 너무 눈부신 7월의 마지막 날, 전 더위를 좀 이겨보려고 점심으로 냉면을 먹었어요.  비냉이냐  물냉이냐를 고민하다 일행들과 비냉2 개 물냉 2개를 시켜서 나눠먹기로 하곤 얼마나 뿌듯했던지….

James 차장님이 옆에 계셨다면 아마 그러셨겠죠. “Jasmine, 아무거나 먹어!”

그날따라 햇살이 얼마나 뜨겁던지요..

먹는 걸 별로 낙으로 여기시지 않는 차장님은 식당 음식은 맛이 없다며, 주말엔 외식 대신 항상 사모님이 해주신 밥을 드신다며  은근히 사모님 요리솜씨 자랑을 저희에게  하셨었죠.  

아, 언젠가  추수감사절 pot luck에 사모님이 정성스레 해주신  맛난 갈비로 사모님의 음식솜씨를 증명하기도 하셨잖아요.

그 이듬해 크리스마스였었나요?, 사모님께서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챙겨주신 스타벅스 커피 선물 세트를  나눠주시던 차장님의 모습.. 그 따뜻하던 모습을 이제는 뵐 수 없는 건가요?


저는 하루 중 점심시간이 젤 즐거웠어요. 먹는 걸 즐기시지도 않으시면서 우리 자재 군단을 항상 데리고 다니셨죠. 가장 많이 갔던 곳은 아마도 손님이 없어 늘 한산했던 어떤 중국집이었죠. 그곳에서 차장님과 사모님의 연애담,  스무 살 시절,  음악카페에서 어깨까지 늘어뜨린 머리를 손으로 넘기시던  DJ 시절이야기, 밴드를 결성해서 보컬로 노래 부르시던 젊은 시절의 이야기들은 또 얼마나 재밌었는지..

한 번은 그 시절의 사진을 가지고 오셔서 한동안 Magdalyn이 James with purple shirts 하면서 저희끼리 얼마나 킥킥 대고 웃었는지요.

웃는 모습이 STA (Samsung Telecommunnication America)에서  젤 멋있는 분이니 자주 웃으시라고  말씀드렸더니,

 “STA에서뿐만이겠어?
이만한 인물이 어디 흔하겠냐?”  

하시면서 가끔씩  보이시는 왕자병의 차장님 모습은 또 얼마나 멋있었는지요.  차장님의 애창곡 조용필의 <단발머리>는 이제 더 이상 들을 수 없겠죠? 조용필 싱크로율 100%셨었잖아요.  지금 제 편지 들으시면서


 “그래 내가 노래는 좀 하지.”

하시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계실 우리 James 차장님.


두 달 전 Roy 장례식 때 맨 마지막 줄에 앉아서 차장님 모습을 지켜보는데, 그 특유의 살인미소를 지으면서 웃고 계시는 차장님의 모습에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던지요. 차라리 목메어 우시지.. 마음으로 삭히시면서 미소를 짓고 계시던 차장님, 그날 Eunice 보고는


 “너, 요즘 건강이 별로 안 좋다며, 건강 챙겨”

하셨다죠.


몇 년도였는지 기억이 흐릿해요. 차장님, 저도 나이를 속일 수 없나 봐요. Boss의 날, “ The Best Boss in the world”라는 문자와 차장님의 환한 미소를 담은 플래카드를  풍선과 함께  장식을 했었죠.  우리 자재과 벽에 그 플래카드를 붙여서 차장님을 깜짝 놀라게 해 드렸던 거 기억하시죠? 그날,  Richard Mirskey 한테 괜히 슬쩍 가셔서 "너는 이런 거 없지?" 하시면서 약 올리시던 차장님의 모습이 눈에 선해요. 아마 그날 약 올랐던 boss들 많았을 겁니다.  (특히 박종구 차장님…)


저희는 차장님이 언제나 자랑스러웠어요. 자타가 인정하는 미남이시죠, 몸매 좋으시죠, computer science를 전공하셔서 시스템 관련해서 그 누구도 따라올 사람이 없죠, 얼마나 박식하신지 말로 당해낼 자가 없었죠, 또 얼마나 꼿꼿하신지, 남들이 다 하는 아첨 한 번 안 하시고,  윗사람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 다 하시고, 직원들을 얼마나 위하시는지, 당신보다 항상 직원들을 챙기셨죠.  누가 우리 팀원에게 한마디라도 싫은 소리를 하시면 듣기 싫어하시면서 항상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스파르타 식으로 가르치셨었죠.

겉으론 차가운 척하시면서  속 마음은 얼마나 따뜻하신지.. 제가 쓴 단편 소설을 읽어보시고는 빨간 글자로 깨알같이 비평을 써 주셨었죠.


제가 세상에서 어머니 다음으로 존경하는 우리 James 차장님, 지금 듣고 계시죠?   Cindy 과장님 말씀처럼, “ 그래 James에게 배운 사람은 역시 다르네” 소리 들을 수 있도록,  “잘 배웠으니까 선생님 실망 시켜드리지 않도록 더 열심히 살게요.  사실, 차장님이 하늘나라에서 지켜볼 거라고 생각하니 좀 겁나요. 야단맞지 않도록 잘 살아야 하니까요.


7월의 마지막 날 햇살이 가장 뜨거운 시간 2:30분에 훨훨 천국으로 걸어가신 James 차장님!  울보 Jasmine은 요즘 매일 화장실로 달려가 엉엉 운답니다. 그때마다 괜찮냐고 물어보는 동료들에게, 차장님을 모르는 그 사람들에게, 차장님 자랑을 하다 보면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들로 환해지는 저를 발견한답니다.


                                           James 차장님, 천국에선 건강하실 거죠?


그 환한 미소를 더 이상 직접 볼 수 없어서, 실수를 하면 야단을 맞을 수도 없어서,


아줌마, 오지랖이 왜 그렇게 넓어?
Jasmine, 넌 어떻게 만화에서 툭 튀어나온 것  같냐?


하시던 차장님이 그리워 가끔씩 멍해지는 저를 보시면, 뜨거운 햇살 한 줌 제게 보내주세요.

그럼 그게 차장님의 미소라고 기억할게요.  

또 편지드릴게요. 따뜻한 곳에서 편히 쉬세요.


Jasmine 드림



2012년 8월 James 차장님의 장례식 때 대표로 읽었던 추도연설 (Eulogy)이다. 보스라기보다는 삼촌, 아빠와도 같았던 존재. 차장님은 왜 저한테만 일 시키세요 하고 투정을 부릴 때면 네가 MBA 나왔잖아. 하시며 달래시던 차장님, 첫 번째 암투병에서 다행히 완치하셔서 일밖에 모르시던 분이 사모님과 캐나다로 여행도 떠나시고 곰을 만나서 죽을 뻔했다며 여행담을 우리에게 쏟아놓으실 때 너무 행복해 보이시던 차장님...

몇 년 후 다시 돌아온 불청객 암세포로 하늘나라에 가신 분..

조용필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차를 주차하고 엉엉 울어버리는 나..

James 차장님이 하늘에서 보고 계시니 부끄럽지 않게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까맣게 잊어먹고 있던 나...

차장님, 하늘나라에서 건강하시고, 저는 예전의 다짐처럼 최선을 다하며 사는, 부끄럽지 않은 Jasmine이 될게요.  

                                            

                                              김동선


김. 김밥 속 색색의 야채들처럼 제각기 다른 저희들을 곱게 말아 예쁜 김밥으로 탄생시키셨죠.  

동. 동녘에 떠오르는 웅장한 태양처럼 그대는 저희들에게 빛과 나아갈 길을 밝혀주셨죠.

선. 선한 영향력으로 저희들을 이끌어주신 그대는  제 인생 최대의 리더이십니다. 그립습니다 차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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