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도 오르고, 변동 대출금리도 함께 올라요
- 지난 2월 기준금리 동결과 금융사의 대출금리 인하로 주담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가 많이 줄어들었어요
- 변동금리는 코픽스 움직임 따라 오르고 내려요. 코픽스의 80%는 예적금 금리가 결정해요
- 같은 조건이라면 대출 시점에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7~1%포인트가량 높아요
대출을 받을 때 고정금리를 택할지, 변동금리를 택할지 결정하는 문제는 언제나 어려운 선택이긴 했지만 최근에는 이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예비 차주(돈을 빌리는 사람)분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지난 2월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기 때문이에요. 기준금리가 연 3.50%로 동결되며 2021년 8월(기준금리 연 0.75%)부터 1년반 동안 계속해서 거침없이 올라온 금리가 이제 꺾이는 거 아니냐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데요.
이처럼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타나면서 어떤 금리를 선택할지에 대한 차주분들의 고민도 커져가고 있어요.
일반적으로는 금리인상기에는 고정금리를 택하는 게 차주들에게 더 유리하고, 금리가 떨어질 때는 변동금리를 택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에요.
통상 다른 조건들이 동일하다면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게 책정되지만, 최근에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공급되고 있기도 해요.(23년 3월 기준) 따라서 앞으로의 상황을 잘 고려해서 어떤 금리방식이 좋을지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어요.
지난해 말만 해도 금리인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는 분들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였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 대출액 중 고정금리의 비중은 43.2%에 달했는데요. 같은 해 10월 29%였던 비중이 11월에는 36.8%로 오르더니 12월에는 40%를 넘어섰죠.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40%를 넘어선 건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었고요.
“기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이 대거 고정금리로 갈아타면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의 설명이에요.
하지만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정부의 금리인하 압박에 은행 등 금융사들이 대출금리를 잇달아 내리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 같은 요인들로 인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2월 24일 기준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53~6.42%였습니다. 같은 시점에 이 은행들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30~6.31%였습니다.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상단은 0.11%포인트, 하단은 0.23%포인트 더 높은 수준이죠.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같은 은행들의 고정형 주담대 하단(연 4.62%)이 변동형 주담대 하단(연 5.35%)보다 0.73%포인트나 더 낮았었는데, 두 달 만에 금리 차이가 크게 줄어든 것이죠.
이처럼 고정금리의 메리트가 줄어든 데다 앞으로 금리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최근엔 변동금리를 택하는 차주들의 비중이 다시 늘어나고 있는데요. 다만 아직까지는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계속해서 단행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에 금리 인하 기조에 들어섰다고 확실하게 말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같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금리방식을 두고 고민이신 예비 차주분들을 위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란 정확히 어떤 금리를 말하고, 이 금리들은 어떻게 결정되고 변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쉽게 알아볼게요.
평소 ‘코픽스가 오르면서 대출금리가 올랐다’, ‘코픽스가 내려가서 대출금리도 떨어졌다’와 같은 기사를 자주 접하실 수 있는데요. 코픽스란 무엇인지, 그리고 코픽스 변동에 따라 어떤 변동금리 상품들의 대출금리가 오르고, 내리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 해볼게요.
먼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정확한 정의, 그리고 대출금리의 기본적인 산정 방식에 대해서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고정금리는 말 그대로 처음 대출을 받을 때 결정된 금리가 대출만기까지 동일하게 ‘고정’되어 있는 금리방식을 말하는데요. 이와 달리 변동금리는 약정한 금리재산정 주기(3, 6, 12개월 등)마다 대출금리가 ‘변동’하는 금리방식입니다.
이처럼 금리방식에 따라 대출금리 변동 여부가 달라지는 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대출 기준금리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에요.
먼저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은행 등 금융사에서는 대출상품별로 대출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차주에게 적용되는 최종 대출금리를 산정하고 있습니다.
<금융사 대출금리 산정방식>
최종 대출금리 = 대출 기준금리 + 가산금리 – 우대금리
가산금리는 차주의 신용등급과 담보의 종류·가치 등에 따라 달라지고, 우대금리 역시 차주의 급여이체·자동이체 등록현황, 해당 금융사 예금액, 신용·체크카드 이용 실적 등에 따라 달라지죠. 같은 대출상품이더라도 차주가 누군지에 따라 최종 대출금리가 달라지는 이유예요.
그리고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는 금리 산정의 토대가 되는 대출 기준금리가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리 변동 여부에 차이가 있고요.
먼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부분 대출 실행 시점의 ‘금융채 5년물 금리(AAA등급)’를 대출의 기준금리로 삼고 있습니다. 금융채란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하는데요. 5년물이란 만기가 5년인 채권이란 뜻이에요.
대출 실행 시점에 채권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금융채 5년물의 금리를 바탕으로 대출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고정금리를 선택하면 대출기간 내내 고정된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것이죠.
쉽게 짐작하실 수 있듯이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게 되면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시장금리가 오를 때도 이자 부담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 달에 얼마만큼의 원리금을 갚아나가야 하는지 미리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상환계획을 세우기에도 유리하고요.
하지만 시장금리가 떨어질 때도 대출금리가 낮아지지 않기 때문에 금리 인하 국면에선 변동금리보다 불리해요.
또한 일반적으로 대출 실행 시점을 기준으로 다른 조건들이 동일하다면 대출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은 편입니다. 보통 은행들에서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보다 0.7~1.0%포인트가량 높게 책정하기 때문이죠.
금리 인상으로 인한 리스크를 고객이 아닌 은행이 부담하는 만큼, 그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받는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대출 기준금리로 삼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코픽스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주요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부담한 금리의 평균치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전국은행연합회에서 매달 집계해 발표하고 있죠.
코픽스가 올랐다는 말은 은행이 돈을 빌리기 위해 이전보다 더 높은 금리를 지불하게 됐다는 말과 같습니다.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하고 돈을 빌리게 된 만큼 은행이 차주들에게 받는 대출금리도 오르게 되고요. 원가가 오르면 상품 가격이 오르는 것과 같은 이치에요.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대표적인 경로로는 예·적금을 들 수 있는데요. 고객들이 맡긴 예·적금을 재원으로 삼아 다른 고객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거예요.
예‧적금 금리가 코픽스 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하는데요. 코픽스가 오르고, 내리는데 예‧적금 금리가 미치는 영향이 80%라는 뜻입니다. 이에 따라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 코픽스도 오르게 되고, 예·적금 금리가 내리면 코픽스도 따라서 내리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예·적금 금리 등 은행들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부담한 금리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코픽스는 매달 달라지게 되는데요.
코픽스에 따라 대출금리가 오르고, 내리는 대출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만이 아닙니다.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 변동금리 상품의 대부분은 코픽스가 움직이는 방향대로 대출금리가 따라서 움직이게 돼요.
특히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대출액의 90% 이상이 변동금리 상품이기 때문에 코픽스가 대출금리에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고요.
변동금리의 경우에는 시장금리가 하락할 경우 대출금리도 그만큼 낮아져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출 시점을 기준으로는 고정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낮게 책정된다는 점도 장점이고요.
반대로 지난 1년반 동안 살펴볼 수 있던 것처럼 금리 인상 국면에서는 시장금리가 올라간 만큼 대출금리도 올라가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급격한 금리 인상 국면에서는 이자가 재산정 주기마다 오르게 되는 것이에요.
은행 등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을 때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방식뿐 아니라 혼합금리 방식도 택할 수 있는데요. 혼합금리라는 이름처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결합된 금리방식입니다.
대출 초기에는 정해진 고정금리로 대출 이자를 갚다가, 일정 기간이 흐른 후부터는 변동금리로 이자를 부담하는 방식이에요. 일반적으로 대출 초기 3·5년 동안은 고정금리를 적용 받다가 그 이후부터는 3, 6, 12개월 등 약정된 금리재산정 주기마다 금리가 달라지는 상품입니다.
현재로서는 금리 인상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일 뿐인지 아니면 얼마 뒤부터 금리 인하 국면이 펼쳐질 것인지 쉽게 예상하기 힘든데요. 그렇기 때문에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유불리를 따지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대출 전문가들은 대출방식을 선택할 때는 앞으로의 금리 흐름과 함께 대출상품의 유형, 예상되는 상환기간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만약 상환기간이 짧은 편이라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안정적인 상환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면에서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10년·2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처럼 상환기간이 긴 대출을 받으려 한다면 향후 시장금리가 하락할 가능성까지 폭넓게 감안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고요.
예측하기 힘든 시장 상황에 불안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면 혼합형 금리를 선택해 우선 3년 혹은 5년 동안은 고정금리로 이자를 부담하고 그 이후부터는 변동금리를 적용 받는 방법도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기존 주담대를 다른 금리방식의 주담대로 갈아타려 할 때는 중도상환 수수료도 꼭 계산해보아야 해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일반적으로 대출받은 지 3년 이내에 다른 대출로 갈아탈 경우 중도상환 수수료가 부과되기 때문입니다. 대출을 갈아탐으로써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자 절감액과 기존 주담대를 상환함으로써 부담해야 하는 중도상환 수수료를 비교한 후 손익을 잘 따져보고 결정해 주세요!
다만 대부분의 은행에서는 변동금리 주담대를 자사의 고정금리 주담대로 바꿀 경우에는 중도상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으니, 이 점도 참고해서 계획하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고정금리, 변동금리, 혼합금리의 정확한 개념과 각각의 금리가 산정되는 방식 등에 대해서 살펴봤는데요. 오늘 말씀드린 내용이 현명한 금융생활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또 다른 대출 정보가 궁금하다면 담비피드에서 자세한 내용을 더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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