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생각나는 상상
차가워진 온도.
서릿한 온도가 몸에 닿을 때, 어디선가 경험했을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은 추위와 대비되는 커피의 따스함을 느끼며 창밖을 보고 있지만
그때는 추위에 떨며 거리를 떠돌고 있었다.
당시.
추위는 죽음을 뜻했다.
뼛속까지 시리게 서미는 냉정한 차가움은
버티다 버티다 버틸 수 없게 만들었다.
누가, 이 지구를 이 별을 아름답다고 했을까...
아름다움은 없는 것 같아..
삶과 죽음이 있을 뿐이었다.
그때 누군가 내게 손난로를 쥐어주고 갔다.
몸의 일부만 손난로에 닿았지만,
온몸에 온기가 퍼지며 녹는 것 같았다.
아주 짧은 순간 행복했다.
이 온기가 오래가길, 몸 전체에 퍼지길 바랬다.
하지만 이 손난로 하나로 찬 겨울밤을 버티기엔 부족했다.
찬찬히 눈은 내리기 시작하고,
눈을 피해 남의 집 처마 밑에 쭈그리고 앉았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하늘을 하염없이 올려다보았을 뿐이다.
그 와중에 찬찬히, 차분하게 내려오는 눈이 참 예뻤다.
난 이렇게 잠들 것 같았지만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것을 보았다.
그것은 이 삶 전체.
이 겨울은 슬프면서 아름다운 것.
무자비함 속에 깃들여있는 자연의 섭리와 아름다움은
나를 반항하지 못하게 하고, 나를 끌고 어디론가 향했다.
그때에 비해 많이 행복한 지금의 겨울에는
차가움과 대비되는 것의 아름다움을 선명히 느낀다.
그 당시의 경험으로 못 보던 것을 더욱 잘 알아본다.
그리고, 어디선가 추위에 떨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