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와서 하면 좋은 행동을 놀이로 습관 만들기
엄마,
집에 들어오면 해야 할 일을 썼어요.
첫째 아이가 종이에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었다. 나에게 종이를 들고 왔다. 제목은 [갇다 와서 하는 일]이었다. 아이가 만든 목록이었다. “손 씻기, 세수하기, 옷 입기, 물 마시기, 신발 넣기, 옷 넣기” 밖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해야 할 일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었다. 나에게 보여주고 나서 신발장에 붙였다.
다음 날 외출하고 돌아와서 자기가 쓴 목록을 확인하고 하나씩 했다. 아이랑 집에 들어왔을 때 해야 할 일을 습관으로 만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어느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감동스러웠다.
나는 아이랑 산책하는 것을 좋아했다. 애랑 하루 종일 집에만 있으면 답답했다. 24시간을 집에서만 보내야 한다면 하루가 길어도 너무 길었다. 1시간이라도 짧게 나갔다가 오면 신기하게 시간이 잘 갔다. 밖에 나갔다 온 건 괜찮으나 문제는 집에 들어와서였다. 기분 좋게 놀고 와서 아이에게 잔소리를 했다.
“손 씻어”
“옷 갖다 놔”
내가 말하기 전까지 아이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책을 봤다. 아이에게 여러 번 말해야 겨우 엉덩이를 움직였다. 한번 말하면 바로 하지 않는 같은 아이를 보니 속에서 불이 났다. 그러다 보면 마지막에 외치는 말이 있다.
아이랑 집에 들어왔을 때 어떤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면 좋을까? 나는 밖에서 기분 좋게 놀고 온 다음에 잔소리부터 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스러웠다. 아이와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우리의 현재 습관은 수백, 수천 번 반복하는 과정에서 내재화된 것이다.
나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해답을 발견했다. 행동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을 시간이 아니라 얼마나 많이 했느냐였다. 그러니 아이가 같은 동작을 자주, 여러 번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했다.
먼저 집에 들어왔을 때 아이랑 하면 좋을 행동을 3가지 정했다.
<아이랑 할 습관으로 만들 행동 3가지>
1. 신발을 신발장에 넣기
2. 손 씻기
3. 옷을 빨래통에 넣기
최종 목표는 집에 들어오면 3가지 행동이 아이 몸에 자동으로 하게 만드는 거였다. 3가지를 아이 몸에 밸 때까지 반복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애한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주었다. 습관으로 만들 때는 놀이처럼 바꿔서 계속 연습했다. 1개를 잘하게 되면 다음 행동을 연결했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할 수 있는 때까지 해보기로 했다.
“신발은 집이 있어”
아이에게 신발이 가야 할 곳이 있다고 설명해준다. 그리고 아이의 신발을 어디에 놓으면 좋을지 자리를 정한다. 애가 자기 신발 놓을 자리를 고르고 이름까지 써서 붙이면 더 좋다. 신발 모양을 만들면 아이들이 더 쉽게 자기 자리를 찾을 수 있다. 신발 모양을 프린트하거나 아이의 신발을 종이에 대고 그려서 만들 수 있다.
뽀로로 보러 갈까? 세면대 만나러 갈까?
세면대를 친구처럼 만들어 준다. 아이들은 어릴수록 모든 사물이 살아있다고 느낀다. 사물을 사람처럼 바꿔서 이야기해주면 더 잘 받아들인다. 세면대를 친구로 바꿔서 손 씻기를 이끌면 아이가 재미있어한다. 세면대에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그림을 붙여놔도 된다. 아이에게 인사하러 가자고 말한다.
여기가 옷이 가야 할 집이야
아이에게 벗은 옷을 놓아야 할 곳을 올바르게 알려준다. 밖에 나갔다 온 옷이 가야 할 곳이 있다고 설명해준 다음에 옷 집어넣기를 같이 한다.
해야 할 일 목록을 써서 잘 보이는 곳에 붙인다. 아이랑 같이 만들면서 어떤 일을 하면 좋은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림을 그려도 괜찮다.
어디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면 반복한다. 여러 번 연습할 때는 놀이로 바꾼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놀이를 할지 아이랑 이야기를 나눈다.
<신발 놓기 놀이>
1) 누가 먼저 신발을 집에 데려다줄까?
2) 서로 바꿔서 신발 넣기 해볼까?
3) 신발장이 얼른 신발 돌려달라는데?
4) 신발 배달해줄까?
<옷 넣기 놀이>
1) 빨래통에 골인하기 할까?
2) 누가 먼저 빨래통에 가는지 시합할까?
3) 빨래통이 배고프대. 옷 먹여줄까?
새로운 언어를 말하는 것, 악기를 연주하는 것, 익숙하지 않은 움직임을 배울 때 가장 어려운 것은 ‘느낌’이다. 각 감각들이 전달되는 경로들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주 반복함으로써 길을 만들면 어려움은 사라진다. 그 행동들은 다른 곳에 마음이 쏠려 있어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영국의 철학자 조지 루이스는 말했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하면 좋은 행동을 습관으로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반복해서 아이 몸에 길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연습하는 동안 논다는 기분이 들면 더 좋다. 습관을 만들 때 아이가 즐겁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놀면서 몸에 익도록 한 다음에는 엄마가 “이제 집에 왔으니 뭐 해야 하지?” 물어보기만 해도 아이는 스스로 척척 움직일 수 있다. 혹시라도 아이가 까먹었으면 목록을 보고 확인해도 괜찮다. 우리 가정에 맞게 집에 들어와서 할 일을 정하고 놀이로 습관을 만들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