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으로 3살 아이랑 쉽게 집안일 함께 하기

집안일은 아이가 놀며 배우는 시간이다

by 지에스더
내가!!!!!



26개월 된 둘째 아이는 내 옆을 졸졸 따라다니며 다 따라 한다. 시간이 바빠서 못하게 하면 그 자리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운다. 하게 해 주면 활짝 웃으며 좋다고 "꺄아 꺄아" 소리 낸다. 웃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참말로 귀엽다. 아이가 어릴수록 참 좋아하는 집안일. 어떻게 하면 아이랑 쉽고 편안하게 할 수 있을까?








내가 하면 10분,
같이 하면 1시간



아이를 키우다 보면 속 터질 때가 정말 많다. 내가 하면 10분이면 끝날 일인데 아이가 하면 30분도 넘게 걸린다. 30분이 뭔가. 1시간 넘게 걸릴 때도 많다. 사실 집안일은 아이가 하는 것보다는 내가 하면 제일 속 편하다. 아이가 보여주는 모습은 서투르고 오히려 일을 만드는 것 같아 보인다. 그걸 보고 있자니 속에서 열이 난다. 내가 빨리하고 쉬는 게 낫다.

아이들이 18개월 정도 되면 스스로 하고 싶어 한다. 말을 하는 아이는 “내가”를 수도 없이 외치며 자기가 하려고 한다. 잘 안 되면 그 자리에서 울지언정. 포기하지 않고 계속한다. 집안일을 할 때 아이는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며 지가 하겠다고 한다. 막상 같이 하면 걸리는 시간이 느는 것은 물론 내 할 일도 많아지는 기분이다. 애가 저지레 한 일을 뒤처리까지 하려니까 감당이 안 된다. 오히려 일만 더 만드는 것 같다.



많은 육아서에서 아이가 집안일을 어릴 때부터 하면 좋다고 말한다. 읽다 보면 그 말이 참 맞는구나 싶어서 마음먹고 아이한테 이것 좀 해보라고 한다. 아이는 안 하겠다고 한다. 막상 한다고 해서 하게 하면 내 눈에는 영 시답잖게 보인다.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가 싶다.



“이건 우리 집 애 이야기가 아니야.
애마다 다른걸.
그냥 내가 하는 게 속 편하지.”



아이가 집안일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빨리 처리하고 쉬자는 쪽으로 결정한다. 아이 잘 놀 때, 아이가 낮잠 잘 때 집안일을 하게 된다. 아이가 놀며 어질러놓은 장난감을 정리하거나 빨래 거리를 해결한다. 저녁 식사를 차릴 때는 아이에게 영상을 보여주며 놀라고 하고 엄마는 빠르게 움직인다.

집안일을 해본 사람 알 거다. 집안일에는 끝이 없다는 것을. 깨어있는 동안 진짜 열심히 했는데 티가 안 난다. 애 자는 시간에 후딱 끝내고 좀 쉬어야지 하는 찰나 애가 깬다. 일어나자마자 놀아달라고 한다. 갑자기 피로가 확 몰려온다. 아무것도 안 하고 드러누워 쉬고 싶다.

열심히 치운 집은 5분도 안 돼서 전쟁터로 바뀐다. “다 놀았으면 제자리에 갖다 놔!” 아이에게 쓴소리가 나간다. 늦게 퇴근하는 남편이 원망스럽다. 나를 도와주는 이가 내 주변에 하나도 없는 기분이다. 힘이 쭉 빠진다. 혼자서 다 하려니 버겁다. 혼자 살던 때가 세상 편했다. 애 키우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거기에 집안일까지 하려니 지친다. 다 놔두고 뛰쳐나가고 싶다.


이제 멈추고 생각해보자.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우리는 집안일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계속 내가 하는 게 편하다고 하면서 아이가 해볼 기회 없이 자라면 나중에 어떤 모습일까? 클수록 손이 야무니까 척척 잘 해낼까? 엄마가 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잘하는 아이로 자랐을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듯 보이는 지금의 공부 하나하나가 인간으로서 잘 살아가는 데 필요한 토대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니체는 말했다. 이제 우리가 집안일에 대해 가지고 있던 눈을 바꾸어보자. 아이가 집안일하면서 배우는 모든 과정은 “제대로 성장하는 시간”이다.


가정에서 해보는 모든 경험은 아이가 앞으로 건강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좀 못하면 어떤가. 부족하면 어떤가. 실수하면 어떤가. 뭐 어떤가. 그러면서 아이도 나도 조금씩 자라는 거다.

어떤 일을 잘하려면 자꾸 해보는 수밖에 없다. 여러 번 하다 보면 실력이 늘어 잘하게 되고 그래야 또 하고 싶다. 잘하는 것, 할 수 있는 것, 재밌는 것은 자꾸 하고 싶은 게 이치다. 자주 경험하는 집안일은 수없이 반복해야 내 몸에 맞게 만들어갈 수 있다.

아이는 실수하면서 제대로 배울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음에는 잘하려면 무엇을 해야 좋을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나도 처음부터 집안일을 잘하지 않았다. 하다 보니까 척척 해내는 사람이 된 것뿐이다.

하물며 아이는 어떨까? 누군가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하게 하지 않으면 어디에서 이런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집안일이야말로 아이가 실수하면서 배우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길을 가르쳐주는 살아있는 배움터다.



뭔가 배울 수 있는 실수들은 가능하면 일찍 저질러 보는 것이 이득이다.



윈스턴 처칠은 말했다. 아이가 어릴 때 집안일로 실수할 기회를 많이 열어주자. 그 안에서 아이는 많은 것을 배우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어떻게 아이랑 집안일을 시작하면 좋을까?



마음 급할 때는 지켜보기 힘들기 때문에 엄마 혼자 하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훨씬 길게 늘여서 한다. 아이와 노는 시간이나 배우며 성장하는 과정으로 보면 30분~1시간이 꿀 시간으로 바뀐다. 아이가 하고 싶어 할 때 자꾸 해보면서 경험이 쌓일수록 손이 야문다.

3살은 집안일을 놀이처럼 바꿔서 함께 하기에 아주 좋은 시기다. 이런 때를 놓칠 수 없다. 처음에는 세상 정신없지만 같이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났다. 요즘처럼 코로나로 집콕 육아하는 시간이 많을 때에 딱 좋다. 완벽하게 잘해놓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 같이 해보면 된다.


저녁밥을 준비할 때는 30분~1시간 당겨서 시작한다. 아이랑 요리할 때는 아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참여하게 한다. 26개월 된 아이는 달걀을 조금 풀어볼 줄 알고 밥할 때 버튼도 누를 줄 안다. 하면서 “꺄아 꺄아” 신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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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풀고 밥솥 버튼 누르는 둘째 아이 (23개월 때)



자꾸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새 달걀말이를 혼자서 자르고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다. 7살 된 첫째 아이는 뒤집개로 달걀말이를 누르고 칼로 먹기 좋게 자를 줄 안다. 자기가 먹을 소시지도 굽는다. 먹고 나서 그릇을 치우고 자기 그릇 씻기도 척척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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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먹을 소세지에 흠집 내고 굽는 7살 첫째 아이



완벽하게 하기보다는 아이도 참여할 수 있도록 쉽게 한다. 그러면서 아이와 노는 시간으로 여긴다. 아이들은 어릴수록 집안일을 놀이로 생각한다. 어른이 하는 걸 자기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더 신나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천천히, 꾸준하게 아이와 함께 집안일로 놀 수 있다. 시간은 내가 혼자 할 때보다 아주 길게 잡는다. 실수하면서 아이가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부터 마음을 편안하게 먹으면서 아이랑 하나씩 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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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와 함께 만들어 먹은 버섯전 (25개월 때)








집안일은 자꾸 해볼수록 더 쉽게 해낸다. 그러다 보면 더 이상 집안일이 엄마 혼자만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아이와 함께 노는 시간이다. 아이가 몸으로 배우며 경험을 쌓아가는 순간이다. 아이가 어릴수록, 하고 싶어 할 때 계속하게 한다. 집안일 덕분에 우리는 날마다 조금 더 자랄 수 있다. 오늘 아이에게 집안일로 수없이 실수하며 배울 장을 편안하게 열어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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