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창밖으로 스쳐가는 풍경이,
버스 창밖으로 스쳐가는 풍경이, 못 박힌 듯 앉아 있는 내 어깨를 할퀴고 지나간다.
뉴턴의 관성 법칙에 따르면, 실제로 움직이고 있는 건 나다. 버스와 함께 일정한 속도로 이동하는 나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앞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정반대다. 마치 내가 멈춰 있고, 세상이 달려가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탄 이 버스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분명 내 발로 올라탔지만, 목적지까지의 과정은 전혀 내 뜻이 아니다. 창밖에 펼쳐지는 길들은 정해진 궤도를 따라 흘러가고, 나는 그저 버스의 속도에 묶여 있다.
내가 가고 있는 건가. 아니면 세상이 내 앞에서 흘러가고 있는 건가. 혹시 나는 지금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한 채, 세상만 옆을 스쳐가고 있는 건 아닐까.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유일한 길은—
지금이라도,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