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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어지지 않은 글
25화
커피 볶기와 김밥 재료
마음 다스리기
by
Bora
Nov 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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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나에게 주신 선물일까
아픈 소식과 슬픈 이야기를 접하면
마음이
너무 괴롭다
때론 손에 일이 안 잡힌다
떠오르는 대로 일거리를 종이에 적어본다
힘든 마음을 견뎌 보기 위한
작은 몸짓일
것이다
냉장고 위에 메모한 내용
메루산 케냐 AA와 키암부 PB
생두
를
섞어서
로스팅을
해보기로 했다
팝콘 튀는 소리가 나면
온도를 내렸다가
잠시 후 다시 온도를
높인다
볶아
낸 커피 빈을 잽싸게 채반에 옮겨서 채를 치니 얇은 껍질이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온 집안에 커피 향이 퍼지다
지난해 건조기에서 말려 두었던 박을 미지근한 물에 불렸다가
간장과 설탕을 넣어 졸였다
당근은 채 썰어 볶고
오이를 소금과 설탕과 식초에 절이고
프라이팬에 계란을 부치고 어묵을 볶고 소시지를 익혔다
김밥용
밥을 짓기 위해 가스불을
켠다
손이 많이 가는 김밥 재료
서부 아프리카 세네갈에서 온
히비스커스 꽃을 흐르는 물에 씻었다
정수물을 정성스럽게 받아서
바싹 마른 꽃잎을 불려본다
생민트를 씻고 레몬과 바닐라 향 엑상, 설탕, 모링가 가루와 아로니아 파우더를
꺼냈다
팔팔 끓어오르는 물속에서
붉디붉은 색을
토해내는 히비스커스 꽃잎
.
2리터 페트병으로 7병 반의 양
간신히
추스르던
마음은
아들하고 사소한 말다툼으로
터져
버렸다
무거운 몸과 마음으로
텃밭으로
나와서 고추를
딴다
한쪽 그릇에는 초록색 고추를
다른 그릇에는 붉은 고추를
담았다
훅 올라온 감정을
왜 다스리지 못했을까
한국 땡초보다 더 매운 로칼고추
발바닥과 손바닥이
후끈거리고
눈 속은 뻑뻑하다
왼쪽 손목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어김없이 밤은 깊어가고
있다
침대 위에 대자로 누워서
성경책 야고보서를
폈다
2장을 넘기지
못하고
스르륵 두 눈이 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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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밈없는 자연과 진한 커피, 사진찍기,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아이들을 사랑합니다. 이타적인 삶 중심에서 스스로를 보듬고 사랑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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