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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bari Feb 07. 2024

케냐 집

냄새는 참기 힘들어요

고도 2,000미터의 언덕에 자리를 잡은

우리 집은

꾸유 부족의 현지 마을 안에 있답니다.

동네 유지이신 아저씨가 땅 주인이지만

그의 아들에 도움으로 땅 사용료를 내지 않고

집을 짓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페인트 칠한 이 벗겨지고 점점

보수할 곳은 많아지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너머의 축사에서

염소와 소를 키우다 보니 

 분뇨냄새가 심하게 난답니다.


동네 안쪽엔 돼지 도축장이 있는데

어느 날부터 센터 담너머에서

 돼지를 키우고

뒤쪽에서도 돼지를 키우고 있네요.

냄새에 예민한 내가 혼잣말로 불평을 토해냅니다.


불평의 말이 바람을 타고 축사 주인들에게

전해졌는지 며칠 동안은 그나마

 냄새가 덜나네요.

가축 키우는 것은 뭐라고 말은 못 하겠으나

분뇨처리를 잘할 수 있도록 맘속으로

  기도할 뿐입니다.


아랫마을에서 바람이 불어오기라도 하면

스멀스멀 올라오는 냄새가 어릴  적에

 맡아본 소외양간 냄새 같기도 합니다만

지금은 고통이네요.

훗날에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하면

할 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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