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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bari Jun 13. 2024

아들에 뒷모습

92일

온 가족 다섯 명이 작은 방 1개와 더블 침대가 놓여있는 거실, 식탁과 주방이 있는 오피스텔에서 34일을 보냈다. 2년 전에 친정 집에 맡겨 두었던 에어침대 2개는 취침 시엔 거실과 작은 방에 놓인다. 셋째는 에어침대가 불편하다면서 바닥에 두꺼운 이불을 깔고 잠을 잔다.

날이 갈수록 집안에 짐이 늘어나고 있지만 곳곳에 수납시설을 잘해 놓은 오피스텔이다. 딱 하나 불편한 점은 무엇하나 걸어놓을 수가 없고 하물며 옷장과 싱크대에 손잡이가 밖에 걸린 게 없다. 그러고 보니 어딜 가나 가구에 손잡이가 있는 곳은 없다.


어젯저녁과 오늘 아침엔 아들이 요리를 했다. 1년 동안 기숙사에 살면서 추수감사절 연휴와 거의 6주였던 겨울방학에 식재료를 사다가 혼자서 요리를 하더니 고기 굽기에 달인이 되었다.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전복을 깨끗하게 손질해서 굽고 새송이버섯을 납작납작하게 썰어서 삼겹살을 구울 때  곁들인다. 그 옆에서 남편은 상추와 깻잎을 씻는다. 부자의 뒷모습이 똑같다. 덩치가 큰 놈이 공간이 좁은 싱크대와 인덕션을 오가며 구운 고기와 버섯을 접시에 담아낸다. 아들도 고기를 좋아하지만 동생들을 위해 요리하는 뒷모습이 듬직하기만 하다.


6월 13일(목), 감사 일기

1. 가족들과 한상에 둘러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감사.

2. 청담 킹콩빌딩에 광야아트센터가 있다. ABBA라는  뮤지컬을 보았다. 극단 전원이 크리스천이고 성경바탕으로 공연을 한다. 노래와 연극 실력이 대단하다. 연극을 통해서 기독교 문화를 실현해 가니 감사.

3. 중국에서 24년을 지내다가 잠시 한국에 나온 분과 교제를 했다. 한국과 중국 청년들이 어느 부분에 있어서 비슷한 점이 많았다. J와 깊이 대화를 할 수 있어서 감사.

4. 잠원역 부근에 있는 포레스트라는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22명의 사람들에게 식사를 대접한 S에게 감사.

5. 6월 달에 한국으로 입국한 해외스테프 가족들을 위한 리트릿이 1박 2일 있다. 처음으로 종로 3가에 있는 여전도회관 머물게 되어서 감사. 


광야아트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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