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사랑을 하다가 96p
아무도 모르게 시작해버린 이야기를 접는 오늘 밤,
좋은 비가 때를 알고 내려준다.
숱한 이야기들로 마지막장을 간신히 덮었지만 왼쪽 손은 여전히 다른 이의 체온으로 아스라히 저리고 나의 머릿속엔 백가지 그 좋은 말보다 가슴 저린 한 마디만 맴맴 돈다.
어디서부터 시작이었을까를 따지기도
이제는 귀찮아질만큼 길어진 우리의 추억 그림자
원망도 아쉬움도
눈물도 설렘도
애써 삼켜내고
눈빛으로라도 시간을 붙잡고픈
안쓰러운 밤,
고요한 날씨 덕에
고요했던
아니 고요히 보였던
우리의 진짜 마지막 밤,
이제는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으리
애쓴 미소로 다짐하는 밤,
그대를 또 한 번
가슴에 묻는 밤,
좋은 비가 때를 알고 내려준다.
고맙게도 나 대신 울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