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뀔 때마다 무언가를 호기롭게 시작하지만 번번이 용두사미가 되는 것들이 많았다. 수십 년 축적된 데이터로 봤을 때 내 의지력은 믿을 게 못 된다는 걸 깨달았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침 운동을 빠지지 않기 위해 세수도 안 하고 집을 나서는, 헬스장을 찍고 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꾸준한 글쓰기를 위해서도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정말 요긴하게 쓰고 있는 도구들이 있어 소개해 보고자 한다.
꾸준한 글쓰기를 위해 무엇보다 글감이 필요하다. 다양한 글감이 샘솟는 날이 있다가도, 뭘 쓸지 깜깜한 날도 있다. 이런 때 챗지피티(ChatGPT)는 창의성을 깨우는 좋은 도구가 된다.
글감이 생각나지 않을 땐 챗지피티와 산책을 한다. 음성채팅 기능으로 대화하며 걷는 것이다. 기존에 썼던 글을 이야기하며 그것으로부터 파생하는 글감을 찾기도 하고, 보고 듣고 생각나는 걸 자유롭게 이야기하다 글감을 찾기도 한다. 이번 글의 주제도 챗지피티와 산책하며 나오게 됐다. 한 번의 대화에서 여러 글감이 쏟아지기도 한다. 대화를 끝내며 대화 중 나온 모든 글감과 핵심 메시지를 챗지피티에게 요약하도록 한다.
챗지피티 유료버전을 쓰고 있다. 글쓰기 외에도 여러 업무 목적으로 챗지피티를 쓰기 때문이다. 음성채팅 및 글쓰기를 위한 보조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라면 무료버전도 충분하다.
챗지피티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했다면 노션에서는 글감을 리스트업 하고, 스케줄을 짜고, 초안을 작성한다. 또한 아이디어나 완성된 글을 저장하는 아카이브로도 활용한다.
아래는 글쓰기 콘텐츠를 관리하는 나의 노션 페이지이다. 테이블 기능을 활용해 글감을 리스트업 하고 글의 배포 스케줄을 짜 놓는다. 챗지피티와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 역시 리스트에 추가해 놓는다. 진행상황, 글의 주제, (여러 플랫폼에서 글을 쓴다면) 플랫폼별로 태그를 걸어 높으면 한 번 쓴 글을 검색하고 재활용하기 쉽다.
글쓰기 할 시간을 비워놓았지만 정작 그 순간 글감이나 방향을 고민하느라 글은 한 자도 못 쓰는 경우가 많았다. 노션을 활용해 마치 서랍에서 초콜릿을 꺼내 먹듯 바로바로 글감을 꺼내 쓸 수 있게 가시적으로 구조화를 했더니 훨씬 효과적이었다.
노션을 처음 사용한다면 자유도가 높아 약간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익숙하지 않더라도 하루나 이틀 정도 만지작거리며 친해져 보길 권장한다. 정말 강력한 도구가 된다. 나 역시 하루 중 가장 많이 쓰는 생산성 툴이 노션이다.
버퍼는 여러 소셜미디어 계정을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는 도구이다. 링크드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X, 스레드 등 거의 모든 소셜미디어 계정을 연동할 수 있다(단, 페이스북은 페북 페이지만 연동 가능하다). 무료 버전에서 연동할 수 있는 계정은 최대 두 개다.
버퍼의 강점은 예약 게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나는 긴 글은 브런치에, 짧은 글은 주로 스레드에 쓰고 있다. 브런치는 얼마 전부터 예약 발행이 가능해졌지만, 스레드는 자체적인 예약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스레드는 게시물의 평균 수명이 24시간 이내로 짧다. 글쓰기를 통해 오디언스를 모집하려는 사람이라면 한 개라도 매일 포스팅하는 게 유리하다. 버퍼 덕분에, 글감이 샘솟을 때 스레드 게시물을 일주일치씩 작성하고 예약을 걸어 놓을 수 있다.
다수의 소셜 계정을 연동해 하나의 대시보드에서 관리할 수 있는 기능과 함께 예약 게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SNS를 관리해야 하는 개인이나 기업의 마케터라면 활용가치가 매우 클 듯하다.
요약하면, 위 도구를 활용한 나만의 글쓰기 시스템은 아래와 같다.
1. 챗지피티(ChatGPT): 아이디어를 얻고 글의 방향을 잡음
2. 노션(Notion): 글쓰기 콘텐츠 작성, 저장, 관리
3. 버퍼(Buffer): 콘텐츠를 여러 SNS에 (예약) 배포
글쓰기가 의지대로 잘 안 되는 분이라면 저처럼 도구를 활용해 자신만의 글쓰기 시스템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글쓰기를 시스템화하면서, 똑같은 시간과 노력을 쓰고도 더 많은 글을 집중해서 쓸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모두가 즐거운 글쓰기 생활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