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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승호 Jul 06. 2024

6살 하윤이 : 그래도

#좋은샘의 육아일기 5

2022. 1. 20.

#아빠일기

#육아일기


"그래도~"

하윤이가 요즘 아빠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불리할 때, 자기가 원하는 걸 얻고 싶을 때, 영상을 더 보고 싶을 때, 치즈를 4개 먹고 하나 더 먹고 싶을 때, 치카를 하기 싫을 때, 자기 싫을 때 우리 딸 하윤이는 "그래도."를 외친다.


"하윤아! 이제 9시가 넘었으니까 자야지."

"그래도. 책 하나만 더 보고...."


"하윤아! 밥 먹기 전에 우리 목욕할까?"

"그래도. 나 여섯 언니야. 티니핑 조금만 더 보고."


여섯 살 하윤이에게 '그래도'는 아빠로부터  논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어려울 때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 그걸 알기 때문에  하윤이가 '그래도'라고 말할 때 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여진다. 그래서 무작정 들어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든 걸 안된다고 매몰차게  할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과 자주 맞닥뜨리게 된다.


사실 하윤이가

"그래도"라고 말하는 순간 모든 걸 다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그게 하윤이를 위한 게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망설여지는 것이다. 아마도 6살 하윤이가 7살 하윤이가 되면 자기 방어 수단인 '그래도'가 논리적인 문장으로 바뀌지 않을까? 그래서 요즘은 하윤이가 부쩍 켜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심지어 천천히 커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하윤이의 순수한 눈망울과 악당을 '아땅'이라고 세는 발음으로 외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움이고 행복인데 7살 하윤이가 되면 그 모습을 볼 수 없을 것만 같다. 그래서 어쩌면 하윤이와 함께 하는 오늘이 제알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하윤이 모습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피곤해도 오늘은 하윤이랑 더 재미있게 놀아주어야겠다.



"그래도 아빠는 하윤이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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