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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상의 기록 Feb 06. 2024

그래도 예쁘네, 겨울

밤새 나무에 눈꽃이 피었다

출근하니 회사 뒷마당 나무에 이쁜 눈꽃이 피었다.

1. 어제는 운동 가다가 눈길에 넘어질뻔해서 겨울에 대한 잔뜩 싫은 소리만 남겼는데... 오늘 출근해 보니 이렇게 마지막 선물을 주고 갔다. (아직 마지막이 아닌가?) 이렇게 습기를 가득 머금은 눈이 온 날에는 산에 가야 하는데.. 아쉽게도 자본의 노예는 회사에서 출근해서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있다. 제발 겨울님아 주말에 이렇게 폭설 한 번만 내려줘라. 올해 눈꽃산행을 갔었어야 하는데.. 못 가본 아저씨의 구차한 부탁이야 제발 한 번만 들어줘..


2.  내가 다니는 킥복싱 체육관에서 이번 설연휴 때 목요일 ~ 월요일까지 쉰다고 공지가 올라갔다. 그렇다면 보통 월, 수, 목 이렇게 가는 나의 패턴이 월, 화, 수 3일 내내 가야 한다. (지난주도 3일 연속 갔는데..ㅜㅜ)
3일 계속 가게 되면 나는 또  피곤해지고... 막 허벅지 땡기고 건강해지고 뭐 그러겠지.  다들 그러겠지만 저녁에 운동을 하게 되면 제일 어려운 게 다시 집 밖을 나가는 것.. 특히나 겨울에는 바리바리 다시 챙겨 입어야 하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거기에 발발발 떨며 걸어서 7분 거리의 체육관까지 가는 것도 힘들고.. 이렇게 또 쓰다 보니 겨울이 또 싫어지네.. 아무튼 40대 아저씨는 운동해야 한다.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계속


3. 체중관리를 위해 2년째 점심은 양배추, 삶은 계란, 바나나, 견과류, 귀리 셰이크 등으로 때운다. 어제도 그렇게 먹으려고 싸왔는데.. 팀원이 용인 천리에 있는 순대국이 너무 먹고 싶다고 오늘 같이 가면 안 되냐고 해서 싸 온 점심은 사무실 냉장고에 넣어두고 순대국을 먹으러 갔다. 순대국은 한국인들의 영혼음식인가? 한 달에 몇 번은 먹어야 멘탈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얼마 전 회사 카탈로그 촬영을 위해 방문한 스튜디오 인근에 우연히 발견한 순대국집인데.. 팀원들 평가로 탑티어급이라고, 순대국집중에서 직접 돼지머리를 삶아서 육수와 머리 고기를 파는 곳들이 맛에 있어서 매우 신뢰도가 높은 편인데.. 어제 간 순대국집은 하루에 20두의 돼지머리를 삶고 작년 3월에 오픈한 이후 4044두의 돼지머리를 삶았다고 칠판에 매일 업데이트한다.  그래서 이 순대국집은 40대 아저씨들만 있는 우리 팀의 최애 맛집이 되었고, 어제 오랜만에 멘탈케어를 했다.
아직 많이 안 알려진 것 같은 이 순대국집은... 요기  장담컨대 아마도 여기는 전국구 맛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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