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한 번 매일 설거지, 오늘의 8분 설거지
설거지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이야기
[1] One
세계적인 거부 빌 게이츠는 설거지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그 이야기를 의식하면 설거지 시간이 명상하는 것보다 즐거운 활동이 된다. 깨끗해지는 그릇들이 의례 마음을 씻겨준다.
[2] Two
설거지와 '설겆이'는 김치찌개와 '김치찌게' 시절까지 떠오르게 만든다. 국어사전 개편에도 시즌이 있나? 사랑의 사전적 의미가 처음과 두 번째와, 처음과 두 번째가 혼용돼도 상관없는 세 번째가 생길 지도.
[3] Three
설거지라는 집안일은 주부를 돕기에 간단한 활동이다. 간편하지만 모이면 돈이 되는 일도 될 수 있다. 설거지로 달인이 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4] ‘설거지에 대하여’ 또 다른 이야기는 설거지를 만들어낸 사람들과 연관 짓는다. [5] 설거지를 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도 좋다. [6] ‘설거지를 할 수 있는 수세미나 세제가 친환경인가’에 대한 논문까지 살펴본다면 이야기에 전문성이 생길 것이다. [7] 그릇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하면 그릇들을 안전하게 씻길 수 있는지에 대한 다소 섬세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 [8] 브랜드를 잘 알거나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본 사람들은 집기류를 통해 설거지를 하는 장소의 재무상황을 짐작해 볼 수도 있다. [9] 식당의 회전율도 생각하게 된다. 시간별 회전에 따라 본인의 에너지를 얼마나 사용할지 따져볼 수 있다. [9] 설거지를 한 뒤, 엄마는 꼭 그 주위를 닦으라고 하신다. 뒷마무리를 항상 강조하시는 어머니의 마음을 꼭 기억한다. ‘설거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설거지로부터’ 시작한 이야기에 가까워진다면 주제가 산으로 갈 수도 있겠지만 ‘설거지로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겠다’는 또 다른 글감이 생긴다. 글감은 자신감이 된다. 작가에겐 설거지가 자신감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
다시 설거지를 한다. [10] 설거지는 내가 그나마 엄마를 잘 도울 수 있는 주방 일거리다. 이 글로 당장 설거지를 하게 될 것이다. [11] 1987년 설거지는 개울가에서 시작된다. 아낙네들은 계곡에서 설거지를 한다. [12] 1999년 설거지는 작은 아파트에서 살펴볼 수 있다. 싱크대가 존재한다. [13] 2000년대 설거지는 TV 앞에 있다. 당신은 이제 시대별로 설거지에 대한 상황까지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이 될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이 문학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공항에서 기다림의 자리에 건축물을 살펴본 게 전부다. 작가였기 때문이다. 알랭 드 보통은 책 '불안'에서 불안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 적어도 내가 읽은 파트에서는 그의 다양한 지식을 감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실린 사진조차도 편안해 보였다. 알랭 드 보통의 이야기에는 본인의 지성을 문학적으로 풀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나의 설거지 이야기와 비슷해서... 내가 아는 노벨문학상 작가는 보통밖에 없다. 그다음으로 기억하고 있는 작가님은 ‘한강’이다. 내가 자주 하는 집안일은 설거지밖에 없다. 확장 의식을 낳는다. 분리수거를 더 해야겠다. 거름망에 비닐이 없나 살펴본다.
나는 여기에 33가지 정도의 설거지에 대한, 관한, 이야기를 썼다. 한 포스트 안에 이 정도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 이유는 100가지의 이야기를 한 챕터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구성은 저자에게 달렸다. 100가지에 대한 팁을 주는 것보다 진짜로 1가지 이야기를 제대로 들려주는 것보다 100가지 이야기를 한 번에 다 말해주는 것이 내 스타일이다. 마치 우리가 이름이 긴 이야기를 오랫동안 기억하는 것처럼. 그 짧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름은 설거지만큼이나 빠르게 불릴 수 있는 3글자만 사용하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설거지의 이름을 짧지만 설거지로 시작한 책은 몇 권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라는 이름은 7어절을 사용한다. 설거지에게 새로운 이름을 붙여준다면 ‘자기 에코 부부’라는 이름을 붙여 주고 싶다.
[14] 한 두 개의 설거지는 절세를 위한 설거지거리로 남겨둔다. 수저가 두 개 이상 일 때, 국그릇이 많이 보일 때 가족의 정이 느껴진다. 그릇의 종류와 수가 ‘자기 에코 부부’의 ‘부’ 자를 ‘부유할 부’로 보이게끔 한다.
나는 물값을 생각하지 않고 설거지만큼은 그때그때 하고 싶다. [15] 자취생의 설거지는 귀찮은 일 중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다. 간편히 먹는 것을 해결하는 일과 반대되는 번거로운 일이라서. 나는 가장 맛이 없는 반찬부터 먼저 먹는다. 인생관을 물어본다. [16] ‘설거지에 대하여’는 영화 ‘케빈에 대하여’까지 연상시킨다. 우리는 무언가에 대하여 이야기를 할 때 전체 흐름에 관해 알아야 한다는 생각도 가지기 쉽다. [16] 설거지의 역사는 트리오가 언제 생겼는가부터 알아내고 싶어 진다.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이야기의 하나로서 가치를 지닐 수 있을까? 트리오는 약간의 대명사로 느껴진다. 퐁퐁으로 부르다가 나는 다시 트리오라 쓴다. 퐁퐁도 대명사인가.
[17] 설거지 이모 구합니까? 설거지는 학생을 필요하지 않는가? 뷔페에서는 기능적인 면을 추구한다. 이모들은 왜 설거지를 잘하게 되었을 까. 아직 성평등이 만연해지지 않았기 때문일까. 주방 언니를 말하면 또 이상한가… 특별한가? 평범할까? 합법인가.
[18] 좀 더 구체적으로 설거지에 대한 이야기는 설거지에 관한 이야기와 다르다. [19] 설거지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얘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설거지의 유래나 어원 등으로 이야기를 하려면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그런 것이 부재할 때 어떻게 할 수 있을까? [20] '이 설거지'에 대하여라는 질문으로 변경해볼 수 있다. 이 설거지 거리는 누구로부터 왔는가, [21] 이 설거지는 캠프장에서 시작된 나의 즐거움을 이야기로 말할 것 같으면 여행했던 때를 떠올릴 수 있다. 설거지를 하는 곳이 다양해지고 윤택해졌다.
[22] 설거지를 하는 장소가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타는 것처럼 꾸며진 시대다. 하지만 정말로 설거지에 대하여 100가지 이야기나 알고 싶어 하는 수요가 없다. 그럴 경우를 대비해서 설거지에 관련된 가장 재밌는 이야기를 제일 처음 알려주는 것 또한 저자의 재치나 마케팅으로 활용해볼 수도 있다. 여전히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설거지를 하라!’는 제목의 책이 인기리에 팔릴 수도 있다. ‘부자는 설거지를 한다.’로 진화된다. ‘설거지하는 부자’도 부자에 대한 중의어로 함께 담아보니 꽤 괜찮다. ‘설거지하며 부자 되기’도 취향에 따라 눈에 띌 수 있는 제목이다. ‘설거지 횟수로 알아보는 세계평화지수’로 나간다면 호기심을 자극하는 칼럼이 될 것 같다. ‘오늘 설거지는 아버님께서’는 사설 기자님을 연상시킬까. ‘설거지거리가 사라진 나라’라는 제목에선 산업혁명이나 세계평화를 기대해 보게 된다. ‘깨진 그릇 효과’가 8:2 롱테일 이론보다, ‘깨진 창문 효과’보다 김춘수 시인의 꽃보다 기억에 남을지도 모른다.
[23] 설거지는 좋다 (긍정)
[24] 설거지는 나쁘다 (부정)
[25] 설거지는 싫다(의견, 생각)
[26] 설거지는 아름답다 (가정적)
[27] 설거지는 지겹다 (반복적)
[28] 설거지는 돈이다 (직업적)
[29] 설거지는 집안일? 주방일?
[30] 설거지는 설움이다 (정서적)
[31] 설거지는 기쁨이다 (추억)
[32] 설거지는 피곤하다(육체적)
[33] 설거지는 '위인'이다 (MIX)
다음 날, 다시 설거지를 한다. 고개 숙여하는 일 중에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 주방일이다. 집이라면 그렇다. 수세미를 던지고 싶어 진다. 작고 가벼운 수세미는 던져도 그 물방아가 내 몸을 적시진 못한다. 튀는 정도지만 세제가 묻은 물방아는 청결로 봤을 때 용서하기 어렵다. 신경 쓰인다.
그 정도의 신경 거리였다면 , 그 작은 정도의 신경 거리도, 가만히 있는 수세미와 멀쩡한 옷의 일부에 스스로 손해를 끼친다. 미미하지만 미비하지만 불쾌감이 표현된다. 허리를 곧게 펴고 다시 생각해본다. '이게 화를 낼 만한 일인가?' 사실 던져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어딘가 그렇게 봤고 그건 TV 속 걸레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주부들의 일은 대게 허리를 굽힌다. 고개를 더 많이 들고 살아야 하기 위해 '화'는 태어났다. 태어나서 가스레인지를 만났다. 또 설거지를 한다. TV를 켜도 좋고 라디오 소리에 집중을 해도 좋다. 허리를 숙인 자리에 부정적인 생각은... 기름 떼와 함께 반드시 사라진다. 누군가의 말씀을 빌리자면 그릇이 깨지면 돈이 들어온다. 나는 이 말을 믿어보는 중이다. 내 논리로 깨진 그릇은 가계에 보탬이 되는 활동이다. 깨진 그릇 자리에 새 그릇이 주는 기쁨이 새로 생긴다. 이게 가계의 보탬이 된다고? 소비로 이어지는 주부의 스트레스 완화가 식욕으로 대체된다면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과 다이어트를 위해 먹는 약과 다이어트를 위한 PT의 비용보다 저렴해질 수 있다. 새로 산 그릇이 먹는 양까지 줄여준다면 ‘깨진 그릇 효과’를 톡톡히 본 거다. 주부 생활을 간접적으로 체험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내가 봤을 때 '별로'로 보이는 것에 보기 좋은 최면을 걸어주고 그것을 현실로 연관 지어 보는 것이다. 어쩔 땐 꿈의 해석과 같다. 나쁜 꿈은 더러 좋은 해석으로 연결된다. 결국 나쁜 게 다 사라진다. 과학적인 증명에서 느낄 수 없는 통계이며 할머니 약손이다.
설거지와 관련된 책들
책 '슬픈 설거지 알바 경험담 | 강지민' 에선 등장인물 '관리자 3'이 등장한다. 예전에 내가 만난 면접자가 생각났다. 그 일엔 설거지도 있었는데, 보건증이 필수였다. 보건증을 떼기 싫어서 몇 번이나 하려던 알바를 놓쳤던 기억이 났다. pass의 느낌으로 일자리를 넘겨버린 것이다. pass가 나태가 된 기분이라 보건증이 필요한 곳에서 일해보고 싶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요식업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설거지를 하는 일 대신 도넛을 팔게 됐다. 설거지나 음식 판매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에 가까운 일 치고는 보건증이 필요할 만큼 증빙서류가 있어야 한다. 그 일을 증빙 없이 할 수 있는 곳은 집이다. 책 '뭐라도 하겠죠 직장이 아니더라도 (설거지는 드라마 다 보고 빨래는 내일~) | 김혜민' 설거지와 드라마는 너무 어울린다. 설거지에 관한 여러 편의 책을 찾아보던 중 설거지는 드라마를 다 보고 난 뒤라는 문장을 만났다. 설거지와 드라마는 같은 시간대에 이루어지는 동시성을 지녔다. 저녁을 다 먹은 뒤 설거지를 하다 보면 드라마 속 대사들을 놓치게 된다. 그런데 왜 함께 하지 못할까 아쉬운 마음은 냉장고를 TV로 만든 것이 아니라 설거지를 할 수 있는 곳을 TV도 볼 수 있는 장소로 만들었다. 우리 집에선 현관문 소리도 거기서 들을 수 있다. 물을 틀면 물소리만 크게 들리기 때문에. 아, 빨래도 시작해야겠다. 분리수거는 어제부터. 그런데, 니트족인가 내가? 설거지 누가 할래 오래오래 행복하게, 집안일은 공평하게 | 야마우치 마리코 이 책에서 여남평등!이라는 말을 발견했다. 그 뒤에 나는 스스로 북녀남남! 선녀선남!도 발굴했다. 설거지를 하자 보니 | 석영 '달그락'에서 '고요한'으로 설거지를 표현하셨다. 설거지에 대한 마음이 순식간에 따뜻해졌다. 내 설거지는 잘해야 깨끗함 밖에 없었는데 앞으로 이 설거지가 고요해지려면 왠지 나무 그릇이나 나무 수저를 세제 없이 씻으면 설거지를 할 때도 마음이 좋아질 것 같아. 도심 속에서도 충분한 고요함을 얻을 것 같아. 그러려고 나무 그릇을 사야 할 것 같아. 나무는 스크레치가 많이 가는데 그러다 다시 스트레스를 얻을 것 같아. 그냥 있는 그릇에 만족하는 마음을 대신 얻은 것 같아. 세월의 설거지 | 안효정 '77년 세월의 설거지'라는 목차가 인상 깊다 (이 목차를 본 뒤 설'7'ㅓ지를 떠올렸다) 설거지를 끝내고 나서 | 이재숙 Q. 설거지를 끝내고 나서 뭐하세요? A. 독서 논문 쓰고, 강의하고, 설거지하고, 피아노 치고 이상욱 이 책은 교수님의 이야기다 설거지를 하는 남자, 백두현 설거지를 하는 '모두'를 생각하게 됐다.
7분 7기 설7ㅓ지 : 7행 7시
'설7ㅓ지'
설거지라는 말속에는
숫자 7이 들어가 있다.
숫자 7은 어쨌든
행운의 숫자 아닌가?
이러다 설거지만 해도
복이 들어오겠다.
'웃으면 복이 굴러들어 온다'는
선인의 말씀처럼.
'설거지'라는 말로나마
행운 (7, LUCK, 운)을
줄 수 있는 느낌에
어이없는 웃음 정도는
줄 수 있겠지.
결국 '웃으면 복이 생긴다'는 말과
설거지는 똑같은 말이어라.
설거지하는 자에겐
7복이 있나니,
설거지는 언제부터
어린이의 7솔질만큼
귀한 일이어라.
[77] 설거지와 짝을 이루는 것은 빨간 고무장갑이다. 짝이 고무장갑이고, 고무장갑이 빨갛다는 말도 비평등하게 느껴지는 사회다. 이 이야기는 77가지 정도다. 33가지는 문장을 다시 나누면 100가지로 만들 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 200가지가 될 수도 있다. 누군가는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밖에 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 이 이야기는 몇 가지의 개체를 담고 있는가? 질문이 틀렸다. 내 이야기의 정체성은 초반에 내가 정했다. 설거지의 거름망까지 설거지에 대하여가 뻗쳐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