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간 우울한 날들을 보냈다.
집안일도 내팽개친 채 누워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럼에도 나와의 약속인 하루에 한 번 꼭 씻기만큼은 지키고 있었다. 그마저도 안 지키면 먼지 같은 사람이 될 것 같았다.
가만히 누워 잠만 자다가도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만 같아 불안했다. 그래서 이것저것 일을 벌이고 있었다.
첫 번째로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내가 나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니 꾸릉이의 모습을 찍기 시작했다. 운영을 시작한 지 2주가 된 지금 구독자가 80명을 향해 가니 나쁘지 않은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얼마나 꾸준히 운영하느냐가 관건일 듯싶다.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블로그와 인스타도 시작했지만 반응이 별로 오지 않아서 유튜브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벌린 일중에 2개는 중단된 셈이다.
두 번째로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본래 나는 어릴 때부터 그림을 배우는 것이 꿈이었으나 가정형편상 학원에 다니지 못했다. 물론 지금도 학원을 다니는 건 아니지만 낙서 수준으로 끄적이기 시작했다. 정말로 배워본다면 아마 푹 빠질지도 모르겠다.
하고 있는 일은 실상 2개뿐인데도 시간에 쫓기는 느낌이다. 유튜브에 영상을 매일 2개씩 올리기 때문이다.
움직이다 보니 생각이 바뀐 건지 아니면 생각하다 보니 깨달음을 얻은 건지 전처럼 마냥 누워있지만은 않게 되었다. 어느 날 밤은 우울해서 남편에게 유서를 쓴다면 뭐라고 쓰게 될까 상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용을 상상하다 보니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 아닌가. 행복함을 느낀 구절은 이런 구절이었다.
곰순. 내 사랑. 우리 이쁜이.
당신은 항상 나를 세 번씩 부르지요.
그 문장을 생각하는 순간 '아! 나는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놀랍게도 그다음 날부터 우울하지도 외롭지도 않게 되었다. 생각의 변화란 놀랍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회복의 날들 속에 가끔은 또다시 무너지겠지만 그때마다 해야 할 생각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 조금은 덜 힘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