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아, 무슨 일이야.

울지 말고 얘길 해봐.

by 이서안

어제는 악몽 같은 하루였다.

사실 지난 5일 동안 악몽 같았다. 고열이 난 첫날, 응급실에서 피검사를 했었고, 염증수치만 약간 올라있을 뿐 모든 수치가 정상이라고 했다. 그러나 열은 5일 내내 나를 괴롭혔다. 남편의 배웅도 정말 온 힘을 다해 나갔다. 아프다고 안 가면 마음속에 응어리가 크게 남을 것 같아서였다.


속이 울렁거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종종 구토를 했다. 열이 내릴 땐 계속 땀이 나고 물 마시러 가는 것도 힘들어 누워서 땀만 흘려보내자니 두통이 심해졌다. 아무래도 약간의 탈수가 온 모양이었다. 그렇게 혼자가 된 첫날밤을 무사히 보낸 줄 알았다.


아침이 되어 출근을 하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고열이 다시 나기 시작했다. 문득 연차를 다 소진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러나 자꾸만 눈이 감기고 온몸이 아팠다. 결국 나는 PL에게 문자를 보내고 다시 잠들었다.


눈을 뜨니 병원 문이 열 시간이었다. 나는 씻지도 않고 택시를 잡아탔다. 좀비 같은 몰골이었다. 회사에 잘리든지 말든지, 좀비 같든지 말든지 내가 살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진료를 보고 피감사 결과를 기다렸다.


피검사 결과 5일 전 응급실에 왔을 때는 16이었던 간 수치가 각각 297, 333으로 올라있었다. 나는 간에 대해서는 의심조차 하지 않았기에 몹시 당황했다. 의사 선생님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상승인지 확인하기 위해 정밀검사를 의뢰했다고 했다. 나는 약을 받고 일주일 뒤에 검사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내원하기로 했다.


어머니는 홀로 남겨진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병원에 있는 동안 진료는 받았냐고 연락하셨다. 나는 간수치 상승에 대해 얘기했고 어머니는 곧장 본인의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셨다. 결혼을 해서 나가도 걱정덩어리인 딸이다.


한편 택시를 타고 어머니의 집으로 향하던 중 PL에게서 연락이 왔다. 무슨 일 있으시냐고 여쭤보니 열나서 힘들 텐데 간호해 주는 사람은 있는지 걱정돼서 연락했다고 하셨다. 8년의 회사생활동안 그런 걱정을 들어본 것이 처음이라 살짝 감동받았다.


이러나저러나 많은 사람들의 걱정을 받고 있음에도 몸이 성치가 않아 속상하다. 오늘은 요양에 힘을 쓰고 내일은 출근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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