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퇴사 후, 전업 대학원생이 된지 5개월이 되었다.
대기업, S사를 퇴사한 지도 5개월이 되었습니다.
퇴사할 때 충분히 고민하고 각오한 것이 있어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할만합니다.
늘 그랬듯, 이 곳은 이 시기의 저를 기록하는 것에 의의가 있기 때문에, 현재 제 상황과생각을 과장 없이 나열해 볼게요.
1. 수입
고정수입은 당연히 0원입니다. 퇴사 후 목표는 석사 학위 취득에 집중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퇴사 후에 일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학업을 마칠 때까지 사용할 돈은 이미 다 모아놓고 퇴사한 것이라, 생활비도 아직은 쪼들리지 않습니다.
유튜브로 보시다시피 저는 원래 사치스러운 생활과 거리가 멀었고, 돈을 한창 벌 때도 대학생 수준으로 소비해 돈 모으기가 쉬웠습니다.
최근 대학원의 4학차 마지막 학기 등록금을 지불하였기 때문에, 앞으로 1년은 큰돈 나갈 일도 없다는 계산을 마쳤습니다.
계획에 없던 여자친구가 생겨서 퇴사 전 계산했던 것보다는 소비가 커졌지만, 후술할 장학금 덕분에 그마저도 별 타격이 없을 것 같습니다.
2. 커리어/공부
이전에 하던 일은 ‘이제 그만해도 되겠다.’는 각오로 왔기 때문에 아직은 그립지 않습니다.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열심히 일하고 아웃풋 내고 있는 걸 보면, ‘나도 저럴 때 있었지’ 혹은 ‘고생하는 만큼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오히려 걱정했던 부분은 석사 후의 제 새 커리어인데, 이 부분도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학기에 교수님 추천을 받아 외부 장학생으로 선정되었고, 올해 상반기 안에 교수님과 공동 저술로 국내 학술지에 논문을 기고하려 합니다.
외부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당분간은 보다 더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퇴사할 때 외부 장학생 혹은 국내 학술지 기고는 생각도 못 했던 부분이었기에, 부담도 되지만 정말 기쁩니다.
‘가고자 하면 어떻게든 길은 생기는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고, 앞으로도 살면서 너무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싶습니다.
3. 연애/결혼
30대에 퇴사하면서 연애나 결혼은 정말 많이 내려놨었습니다.
기부를 위해 머리도 기르고 있고 석사 졸업까지는 수입도 없을 테니, 이런 저를 믿어주는 여성을 만나는 것은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제 예상은 또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퇴사 후에 끊길 것 같았던 소개팅은 빈도가 줄긴 했지만 꾸준히 들어왔었고,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배경보다는, 저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해 주는 여자친구를 만나 요즘은 하루하루 행복합니다.
4. 건강
퇴사 전에는 수면은 물론이고, 식사할 시간도 보장받지 못해, 몸무게가 59kg까지 빠졌었습니다.
야윈 제 몸을 보며 어머니가 우실 정도였으니까요.
지금은 이전의 몸무게를 완벽하게 회복하고 퇴사 때보다 10kg 증량한 상태입니다.
운동 자체는 회사 다닐 때보다 덜하는데, 활동량도 줄고 식사 시간과 수면 시간을 보장받는 게 컸던 거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퇴사하고 얼굴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해주세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개월을 돌아보니, 제가 퇴사 전에 걱정/각오했던 것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회가 되면 이 영상은 시간이 더 흐른 뒤에 시리즈로 제작해, 근황을 공유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퇴사 5개월, 이렇게 지냅니다’를 마칩니다.
오늘도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