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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자매 Apr 18. 2023

나타나라, 나의 거울이여!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감정조절을 하지 못한 그 시간으로 가고 싶다 말하고 싶다.


부모님의 가장 싫어하는 모습을

나를 통해 더 선명하게 확인이 될 때

나는 절망 속으로 숨고 싶어 진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머리끝까지 화가 나면

전보다는 금방 정신을 차린다는 점이다.


이렇게 조절하지 못하고 화를 내면

분명 후회한다, 후회한다를 되뇐다.


물론 그게 매번 되는 것은 아니다.


더 깊은 감정의 수렁 속에 풍덩 빠져 아주 더디게 나오기도 하지.


내가 너무 화가 났을 때

어딘가에서 전신거울이 짠, 하고 나타났으면 좋겠다.


격양된 나의 표정을

부들부들 떠는 나의 몸을

떨리는 손끝을 모두 볼 수 있게

거울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그걸 보면

나는 절대로 화를 낼 수 없을 것 같다.


그 모습이 너무도 사악하고 끔찍해서

화를 멈출 수 있을 것 같다.


나타나라, 나의 거울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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