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1] 편한 영역에서 벗어난다면 해낼 수 있어요
D-301. Sentence
편한 영역에서 벗어난다면 해낼 수 있어요
느낌의 시작
편한 영역을 벗어나야 비로소 내가 해낼 수 있다는 걸, 요즘 실감한다.
마음의 흐름
나는 오랫동안 내가 할 수 있다고 믿는 그 작은 울타리 안에서만 머물러 있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내가 공부한 분야로 논문을 쓰고,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하고, 나를 기억해주는 이들의 러브콜에 맞춰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그 정도가 내 세계의 크기였다. 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하는 일도, 하고 싶은 일도 그 범위를 넘어서지 않을 거라 당연히 생각했다. 다른 곳을 바라볼 이유도, 원할 마음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 여름은 달랐다. 이유를 명확히 설명할 수는 없다. 그저, 내가 오래 관심을 두던 주제를 더 깊이 파고 싶다는 갈증이 일어났다. 그래서 지인들과 매주 공부모임을 시작했고, 어느새 홍천에서 두 번의 워크샵을 진행하게 되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서울시에서 주최한 지역로컬 지원사업에 후다닥 지원서를 냈고, 서류를 붙고, 발표를 하고, 결국 덜컥 최종선정까지 되었다.
오늘은 그 선정된 팀들을 대상으로 한 오리엔테이션에 다녀왔다. 그리고 앞으로 두 달 동안 삼척이라는 지역에 내려가 기관과 업체를 만나고, 장소를 돌아보며, 우리의 아이디어가 진짜 사업화될 수 있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이 모든 일이 7월 중순부터 오늘까지, 고작 두 달 반이라는 시간 안에 벌어진 일이다.
“이게 무슨 일인가.” 나 스스로 벗어나 본 적 없는 안전지대에서 발을 빼니,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느낄 수 없던 감정이 밀려온다. 편안함 안에 머물면 안일함이 된다. 낯설고 불편한 자리에 나를 밀어넣어야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갈 수 있고, 그 안에서야 비로소 내가 성장한다는 걸 지금 배우는 중이다.
세상은 진짜 ‘살고 봐야’ 한다. 앞으로를 함부로 예측한다는 게 얼마나 무의미한지, ‘절대’, ‘반드시’, ‘영원히’ 같은 말은 인생 앞에서 얼마나 우스운지 실감한다. 솔직히, 앞으로 얼마나 삼척에 내려갈 수 있을지, 이 프로젝트를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 모른다. 그래도 일단은 Go.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안 되면 거기까지. 중요한 건 새로운 곳에 발을 디뎠다는 사실 자체다.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품을 수 있는 내가 되어갈 거라 믿어보기로 한다.
지금도 오후, 저녁에 잡힌 전문가 인터뷰를 기다리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내일을 걱정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자. 오늘을 살아내자.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내 안의 한 줄
낯설고 불편한 곳에 나를 던질 때,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