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인생의 리허설 무대

[D-310] 제 2의 인생, 삼척에서 찾다.

by Mooon

D-310. Sentence

제 2의 인생, 삼척에서 찾다.

@삼척중앙시장 청년몰, 제비다방 앞

느낌의 시작


오늘도 연예인 스케줄을 소화했다. 아침엔 삼척의 팬션 바닥에 누워 창밖으로 들려오는 빗소리를 들으며 천고의 여유를 만끽했는데, 지금은 어느새 서울의 집이다. 이른 새벽부터 환선굴을 시작으로 삼척중앙시장 청년몰과 먹자골목, 추암해수욕장, 부남해변, 그리고 마지막엔 물닭갈비까지. 도시와 바다가 맞닿은 삼척의 하루를 가득 채운 여정이었다.



마음의 흐름


오늘 하루는 말 그대로 “현장 속 하루”였다. 비가 올까 걱정했지만, 빗줄기가 만들어낸 회색의 풍경은 오히려 삼척의 감도를 더 진하게 만들었다. 환선굴 입구에 들어서며 ‘내가 이곳에 두 번째로 왔다는 사실’이 낯설게 다가왔다. 그만큼 이번 방문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의 리허설’ 같았다.


시장으로 향하는 길목, 삼척시 관계자분이 알려주신 청년몰을 찾았다. 2층엔 노브랜드와 사진 스튜디오가 있었고, 거기서 만난 청년 대표님께 우리의 리트릿 서비스를 설명드렸다. 삼척에서의 연결은 늘 사람으로 시작된다. “다음 주 월요일, 다시 내려와 세 명의 프로필 촬영을 하자”는 약속은 단순한 예약이 아니라 이 도시와 우리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신호였다.


제비다방의 청년 대표가 정성껏 내려준 진한 라떼 한 잔은 오늘의 여정을 응축한 듯했다. 시장의 1층으로 내려가 부산에서 시집와 삼척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께 떡볶이와 순대, 밀면을 주문했다. 그분의 살아온 이야기가 음식 냄새와 함께 골목에 번져 나왔다. “가게하느라 잘돌아다니지 못했지만 깨끗하고 정갈한 도시예요” 그 한마디가 유난히 오래 남았다.


그리고 부남해변. 다른 동해의 해변들과는 다른, 숨겨진 듯 고요한 풍경. 모래사장 위에서 ‘소규모 리트릿’을 상상했다. 파도 소리와 함께 떠오른 아이디어는, 종이 위에 그려놓은 기획서보다 훨씬 생생했다. 그곳 근처 카페에 우리는 다시 모여 오늘의 일정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쉴틈없는 스케줄로 몸은 이미 천근만근이었지만, 말보다 표정이 많았고, 생각보다 웃음이 더 많았다.


솔비치 근처에서 먹은 물닭갈비는 그야말로 ‘오늘의 마침표’. 개눈감추듯 먹어치운 그 한 끼는 피로를 싹 씻어냈고, 서울로 향하는 차 안에서도 우리는 멈추지 않았다. 남편에게 오늘의 일정과 느낀 점을 설명하며 의견을 주고받고, 다른 차에 타고 있는 팀원들과 통화를 이어가며 ‘다음 삼척’을 계획했다.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만나는 사람도, 말 한마디까지도 어긋남 없이 흘러갔다. 가끔은 일이 계획대로 굴러가지 않아야 인생이 풍성해지지만, 오늘만큼은 모든 것이 ‘맞아떨어진 하루’였다.



내 안의 한 줄


누군가의 제2의 인생을 찾아주는 일보다, 지금의 여정을 통해 나의 제2의 인생을 삼척에서 먼저 찾아가고 있다. 낯선 사람에게 명함을 건네는 일, 숙소 사장님께 우리 사업을 설명하고 함께 사진을 찍자 제안하는 일, 깃발을 들고 영상을 찍는 우리를 궁금해하는 관광객에게 미소로 말을 건네는 일. 모두 나에겐 ‘의지’를 필요로 하는 용기였다. 하지만 성장의 순간은 늘 그렇게, 낯설고 약간은 부끄러운 자리에서 피어난다.


사업 선정 메일을 받았을 때도,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을 때도 이렇게 실감나게 ‘시작’을 느끼진 못했다. 하지만 오늘, 삼척의 바다와 시장과 사람을 직접 마주한 지금, 이제야 진짜 ‘시작’이 된 것 같다. 시작이 반이라면, 우린 이미 반을 넘어섰다. 남은 반은, 이 마음으로 계속 ‘gogogo’.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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