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확실한 장기투자.

[D-317] 돈 안되는 바쁨

by Mooon

D-317. Sentence

돈 안되는 바쁨

@fol:in



느낌의 시작


며칠 전,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님의 폴인 인터뷰에서 들은 한 문장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돈 안되는 바쁨.”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즉시 이해했다. 돈이 안 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바쁨. 비용이 들고, 시간이 들고, 에너지가 들어도 절대 멈춰선 안 되는 고독한 바쁨 말이다.


요즘의 내 일상이 딱 그렇다. 누군가는 “돈 못 버는 연예인 스케줄 같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시에 웃었다. 맞다. 돈은 안 되지만, 지금의 바쁨은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다. 누군가는 결과를, 나는 과정을 선택한 셈이다.



마음의 흐름


요즘의 나는 하루하루가 꽉 찬 스케줄 속에 살아간다. 회의, 워크숍, 강의, 삼척지역조사, 리서치, 또 다른 회의.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문득 멈춰 서서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리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김대식 교수님의 인터뷰를 보고 나니,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조금은 명료해졌다. “지금 나는, 나중을 위해 필요한 것을 채우고 있다.” 지금의 바쁨은 ‘돈이 되는 일’이 아니라 ‘의미를 만드는 일’이자 ‘나를 채우는 시간’이다.


명지대 김익한 교수님의 말도 문득 떠올랐다. “어떤 일을 꾸준히 지속하기 위해서는 재미와 의미가 필요하다.” 은퇴 전에는 의미에 집중하고, 그 이후엔 재미를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이를 키우며 의미에 집중했던 시간들, 이제는 그 의미 위에 재미를 쌓을 때다.


재미만 있어도, 의미만 있어도 오래가지 못한다. 의미 없는 쉼은 쉽게 지루해지고, 재미 없는 노력은 금세 무너진다. 결국 지속성을 만드는 건 ‘내가 즐겁고, 동시에 이유 있는 일’이다. 그래서 지금의 고독한 바쁨은 미래의 나를 위한 투자이자 예행연습이다. 누가 행복한가를 묻는다면, “50대, 60대, 70대에도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이라고 나는 말할 것이다.



내 안의 한 줄


고독한 바쁨은, 미래를 위한 가장 따뜻한 장기투자다.



덧붙임


은퇴 후 치킨집을 차리거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인생은 내 목표가 아니다. 단지 취미로 시간을 때우는 삶도 원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내 일상을 듣고 “그렇게까지 바쁘게 살아야 해?”라고 묻지만, 나는 그저 웃는다. 언젠가 오늘의 이 바쁨이 그리워질 날이 올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는 분명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 시절, 그 고독한 바쁨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지금 새롭게 배우기 시작해도 아직 50대에 불과하다. 누군가 20대에게 “돌도 씹어 먹을 나이”라 농담하듯,

나 역시 내게 말한다. “지금의 나는,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이다.” 오늘도 하루를 달려왔고, 내일의 스케줄은 이미 아침부터 저녁까지 빼곡하다. 하지만 괜찮다. 달려보자.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한 번 해보는 거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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