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15] 내 안의 작은 반란
D-315. Sentence
내 안의 작은 반란
느낌의 시작
어제 늦은 밤, 삼척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 오늘 오전 10시, 향동초 학부모 독서회를 대상으로 한 워크샵이 있었다. “실화인가.”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삼척 지역조사와 이미 예정된 워크샵을 병행하며 하루하루가 숨 가쁘게 흘러가지만, 이상하게도 피곤함보다 설렘이 앞선다. 하기 싫은 숙제를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던 일을 하나씩 완성해가는 감정이랄까. 오늘 워크샵의 주제는 레미제라블 속 장 발장과 자베르의 충돌이었다. “당신에게 절대적인 가치는 무엇인가요? 그 가치를 침범당했을 때, 당신의 반응은 무엇인가요?” 질문을 던지는 순간, 공간이 잠시 멈춘 듯했다. 그 고요함 속에서, 나 또한 내 안의 대답을 찾고 있었다.
마음의 흐름
워크샵을 마치고 곧장 프로젝트 회의가 이어졌다.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느라 팀원들과의 피드백은 아직 할 수 없었지만, 이번 워크샵을 소개해준 오랜 박사 동기와 만나 잠시 워크샵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 그분이 전한 한마디가 머릿속을 맴돈다. “결국은, 친절함이에요.” 내용을 전달할 때의 친절함, 질문을 던질 때의 친절함, 심지어 워크샵 후 설문지 하나에도 담기는 친절함.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지식과 언어를 참여자들이 ‘당연히 이해하겠지’라고 생각했던 나의 무심함을 돌아보게 했다. 친절함은 단지 배려의 태도가 아니라, 연결의 언어였다.
벌써 세 번째 워크샵이다. ‘생각만 했다면 절대 알 수 없었던 것들’을 직접 실행하며, 보이는 게 달라지고 들리는 게 달라지고, 생각의 반경이 넓어지는 걸 느낀다. 말 그대로 내 안에서 작은 반란이 일어났다.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일으킨 내 안의 반란. 익숙함에 머물러 있던 나를 깨우고, 나를 다시 눈뜨게 만드는 반란이다.
20년 넘게 디자인을 공부하고 가르쳤지만, 이 일은 또 다른 배움의 방식이었다. ‘왜 더 일찍 시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도 스쳤지만, 금세 사라졌다. 지금 이렇게 움직이고 있으니까, 그걸로 충분하다. 결과가 어떻든, 이건 무조건 할렐루야다. 워크샵을 마치고 둘째 미술학원 앞에 도착했다. 하루의 끝에서 잠깐 숨을 고르며, 오늘의 나를 떠올린다. 이따 둘째가 나올 때 손을 꼭 잡고 물어봐야겠다. “오늘은 어땠어?” 그 짧은 대화가 오늘 하루를 완성할 것 같다.
내 안의 한 줄
내 안의 작은 반란은, 나를 더 단단하고 따뜻하게 만든다.
매일의 감정이, 나를 설명할 언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