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잘 감당했기에 가능한 오늘.

[D-74. Sentence] 잘 버텨주셔서 감사합니다.

by Mooon

D-74. Sentence


"잘 버텨주셔서 감사합니다. "


출처:유퀴즈_황가람 편

여행을 가는 길이나,

어딘가로 이동하는 도중

차 안에서 신청곡을 받아 함께

음악 듣기를 즐긴다.


남편, 나, 첫째, 막내

돌아가며 신청곡을 받는데

남편은 주로, 8,90년대 옛날 가요.

나는 비긴어게인에 나온 곡이나

찬양 등 대중없는 것 같고.

첫째는 자기가 들어본 가요들.

막내는 티니핑부터 실로암 등.

(이 아이도 정체성 없음)


며칠 전, 첫째가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을 듣고 싶다고 했다.


생소한 곡과 가수였다.


그리고 얼마 전, 유퀴즈에

가수 황가람 씨가 나왔고,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듣게 되었다.


조금만 버티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끝이 안 보이는 시간을 감당한다는 것.


온 세상이 하지 말라고 외치고 있는데

정작 나만 못 알아듣는 기분.


주변 지인들에게 종종

어떻게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달리고 또 달릴 수 있는지 질문을 받는다.


또 다른 친구는

그러다 번아웃이 온다며

너만의 쉼을 가지라 권면하기도 한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스스로도 생각해 보곤 하는데,

결국 바닥을 경험해 보았기 때문이란

답을 하게 된다.


아주 오래전, 내가 감당할 수 없었고,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바닥을 경험했고,

그 어두운 터널을 기적적으로 지나


지금의 내가 있고, 내 가정이 있고,

나의 삶이 있기에.


지금의 삶을 헛으로 낭비할 수 없다.


의미 없이 채워가라 다시 주어진

인생이 결코 아니다.


순간순간

두 아들의 엄마로, 한 남자의 아내로

교수로, 일하는 사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버벅거릴 때도 있지만.


버티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에게 주어진 값진 인생을

이를 악물고 버티고 싶지 않다.


힘을 빼고,

잘 감당하고 싶다.


황가람 씨도

버틴다고 생각했다면

오늘은 오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 확고했고,

그 가치를 얻기 위해 오랜 세월을

잘 감당했기에 오늘을 맞이했으리라 생각한다.


오늘도 잘 감당해 보자.








keyword
이전 13화오늘도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