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詩 - 194] 사랑~♡ 그게 뭔데~?
나에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봄날 환한 웃음으로 피어난
꽃 같은 아내
꼭 껴안고 자고 나면
나의 씨를 제 몸 속에 키워
자식을 낳아주는 아내
내가 돈을 벌어다 주면
밥을 지어주고
밖에서 일할 때나 술을 마실 때
내 방을 치워놓고 기다리는 아내
또 시를 쓸 때나
소파에서 신문을 보고 있을 때면
살며시 차 한잔을 끓여다주는 아내
나 바람나지 말라고
매일 나의 거울을 닦아주고
늘 서방님을 동경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내 소유의 식민지
명분은 우리 집안의 해
나를 아버지로 할아버지로 만들어주고
내 성씨와 족보를 이어주는 아내
오래 전 밀림 속에 살았다는 한 동물처럼
이제 멸종되어간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아직 절대 유용한 19세기의 발명품 같은
오오, 나에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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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시인의 시는
가끔 숨길 것 없는
적나라한 언어의 나열이 많다.
그런 시들을 읽으며
불편함보다는 솔직함이
탄산음료를 마시는 듯한 상쾌함이
앞서는 이유를 모르겠다.
인간은 모두 가면을 쓰고 산다더니
가면을 벗을 모습의 홀가분함
나이 들어 숨길 것 없는 뻔뻔함
대충 이런 것들이 아닐까.
19세기 아내가 있으면서도
모든 혜택을 잊고 사는 어리석음
죽으면서 철들어야 알까.
21세기 아내가 오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