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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사랑(愛)’의 의미(2. 사랑과 삶)

삶은 의미다 - 82

by 오석연

‘삶’살고 있는 것, 또는 생명이나 목숨 그 자체를 말한다. ‘살다’에 명사 접미사 ‘-ㅁ’이 붙어서 만들어진 단어이다. 특히 사람의 삶을 ‘인생(人生)’이라 하고 일상어로 많이 쓰인다. 동식물의 삶은 ‘일생(一生)’, ‘한살이’라고 부른다. 철학에서 가장 많은 탐구 대상이 되는 것이 ‘삶의 의미’이다.

사람, 사랑, 삶의 세 단어는 글자 모양이 절묘하게 닮았고, 동의어로 취급해도 어색하지 않으며, 글자 하나만 보더라도 오묘한 진리가 숨어 있지 않은가. 우리 삶에서 영원한 화두는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사랑은 삶을 선물하는 것’, ‘삶이란 사랑하기 위해 주어진 얼마간의 자유시간’이란 말도 있듯이 삶과 사랑은 동격이다.

사랑은 삶과 함께 태어나고 자라고 죽는 것이다. 내 삶이 있기 전에 나의 사랑은 존재하지 않았고, 삶과 함께 태어나 함께하다가 죽음 이후에 사라진다. 인간은 평생 사랑이 필요한 존재다. 아이가 어른으로, 의존적 존재에서 책임지는 존재로 성장하고 성숙하기 위해 사랑이 필요하다. 자기 삶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자신의 인생을 수용하고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서 반드시 사랑이 필요하다.

삶을 사는 것보다 사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어렵듯이,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것보다 사랑에 빠지는 이유를 설명하기가 더 어려운 것이다. 딱히 이유가 없고 그냥 다가감이고, 그냥 좋아함이고, 그냥 애틋함이고, 그냥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 삶은 커다란 목표를 이룸으로써 만족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더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낀다.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삶의 가장 큰 위안을 얻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랑하는 사람의 말 한마디가 삶의 등불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듣고 싶어 하는 이유다. 한편으론 사랑으로 모든 것을 용서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말이나 행동을 아무렇게나 하는 경향이 있지만, 삼가고 더 유의해야 할 일이다. 사랑하면 좀 모자라도 감싸 안아야 사랑이 오래 지속되기는 하지만, 상대가 그런 참고 포용하는 마음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랑은 삶의 이유이자 살아갈 힘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연인이나 친구를 사랑할 수도 있고, 가족을 사랑할 수도 있고, 인류를 사랑할 수도 있으며,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도 있다. 사랑하는 대상이 누구건 내가 지금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마음과 이 세상에서 가장 값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숭고한 가치가 담겨있다. 사랑으로 인해 생명이 태어났고 그 생명으로 살아가고, 누군가에게 사랑으로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사랑이 없으면 아무런 의욕도 없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밖에 나가기도 싫고 세상이 싫어집니다. 나를 사랑하면 나를 위해, 남을 사랑하면 남을 위해 무엇인가 하게 되고, 그게 삶의 이유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을 통해 행복한 삶을 일구어간다. 사랑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기쁨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그 관계에 모든 걸 거는 것은 위험하다. 사랑의 결과는 행복해야 한다. 그리고 그 행복이란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이지, 상대방이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삶의 행복은 타인을 사랑하는 능력이다. 사랑하는 상대를 찾을 수 없다는 말로 당신의 삶에서 사랑을 지우지 말라. 사랑을 얻는 가장 빠른 길은 사랑을 주는 것이고, 사랑을 잃는 가장 빠른 길은 사랑을 꽉 쥐고 놓지 않는 것이며, 사랑을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은 그 사랑에 자유의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다. 삶이 자유로움을 추구하듯 사랑도 자유를 향한다. 몸을 자유롭게 할 때 자유로운 삶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게 되는 것이다. 사랑을 자유롭게 마음껏 주는 삶이 행복을 찾아가는 지름길이다.

사랑은 은밀하고 철저하게 사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문제이므로 공적인 삶에 대하여 아무런 영향력이 없다. 또한 사랑의 사적인 삶은 법적 장치로도 보호받고 있으며, 사랑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공적인 삶의 영역으로부터 단절되어 공적인 개입을 절대 할 수 없어야 한다. 정치과 경제는 삶의 공적 영역이고, 사랑은 철저히 삶의 사적 영역이다.

삶을 가꾸고 만들어 가는 것처럼 사랑도 키우고 가꾸는 것이다. 이 세상이 어는 것도 공짜로 그냥 있어 온 것은 없다. 삶도 사랑도 행복도 저절로 오지 않는다. 이 모두 꽃을 보기 위해 물을 주어 가꾸듯 부단한 노력으로 키워지고 열매를 맺는 것이다. 삶을 통해서 애지중지 기르는 꽃과 같다. 어떤 어려운 삶 속에서도 사랑의 물을 주어 꽃을 피워내고, 그 사랑으로 삶의 상처를 극복하고 자유로워지며 에너지를 받으며 삶을 꾸려간다. 진정한 사랑은 우리를 상당히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도 사람과 사랑과 삶은 하나다.

삶이나 사랑은 흐르는 물이고 시간의 변화이다. 애써 성공이나 실패하려고도 말고, 헤어지거나 만나려고 하지 말고, 살얼음판을 건너듯 조심조심 걷다 보면 나는 어느새 강을 건너고 강물은 바다에 도착한다. 삶이나 사랑은 손에 너무 꼭 쥐고 있으려 하지 말라는 뜻이다. 시간의 변화에 몸을 맡기면 삶과 사랑은 저절로 함께하게 된다. 누구나 똑같은 시간에 삶을 살고 있지만 느끼고 바라보는 세상은 제각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세상은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남들의 눈과 잣대로 자신을 가두는 것은 옳지 않다. 삶도 사랑도 몸도 자유로워야 행복을 찾아가는 기본을 갖추는 것이다.

삶의 세 영역이 사랑, 일, 놀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이 셋으로 삶을 채우며 살아가고 삶의 의미를 찾는다. 넓게 보면 이 셋 모두 관계(關係)이다. 같은 목표를 가진 누군가와 손잡고 가는 것이다. 사랑, 일, 놀이라는 영역에서 공감하며 노력하는 타인과 함께 하나가 되었다는 느낌으로 서로 돕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사랑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 사랑하는 마음을 느끼면서 타인과 정서적으로 교류하지 못하는 삶은 너무나 고독하고 적막하다. 우리는 기쁨, 즐거움, 안타까움 등 갖가지 감정을 실어 교감할 수 있는 온갖 것들을 사랑한다. 개,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생명 전체, 지구 생태계와 우주도 사랑의 대상으로 삼는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관계를 맺고 친밀감을 느끼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랑을 느끼는 것은 우리 삶을 지탱하는 힘이다. 우리가 모르는 낯선 사람들의 사랑을 느끼는 것은 더 위대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사랑이 떠나고 남은 자리에 삶의 이유가 자랄 수 없다고 믿을 수 있다. 삶의 전부가 사랑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우리 삶에서 사랑의 상실감은 어느 상실감보다 큰 것은 사실이지만, 사랑이 떠나고 난 자리는 새 사랑으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삶은 늘 빈자리를 만들고,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법칙이다. 그저 묵묵히 시간을 견디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자리는 채워지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파도에 흔들려도 가야 하는 배처럼 울면서도 가는 삶이지만, 나를 사랑하며 꿈을 지켜나가는 것이 삶의 정도(正道)이다.

우리에게 시간의 잔고(殘高)는 노소(老小)가 따로 없다. 내일을 모르는데 남은 시간을 어찌 알 것인가. 되돌릴 수 없는 지난 시간은 어쩔 수 없지만. 이 순간을 감사하며 사랑으로 살아야 한다. 지금 정신 차리고 충만한 삶을 살도록 노력하라는 말이다.

삶이란 누군가를 내 편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다시 말해서 슬플 때 같이 슬퍼하고 즐거울 때 같이 즐거운 사람을 찾는 과정이 바로 인생인 것 같다. 온 마음을 다해 희로애락을 나눌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건 진정한 축복이다. 이렇게 삶은 모든 것이 ‘사랑의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사랑의 관계를 맺고, 어떻게 사랑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하루가 되시길~!

‘Love is life. How to live~! & How to love~!’

(사랑은 삶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3. 사랑과 결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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