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 세상은(오세영)

[하루 한 詩 - 257]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누굴 사랑했던 게지.

화사하게 달아오른 그녀의 혈색,

까르르 세상은 온통 꽃들의 웃음판이다.

누굴 미워했던 게지,

시퍼렇게 얼어붙은 그녀의 낯색,

파르르 세상은 온통 헐벗은 나무들의 울음판이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하지만 산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미움도 사랑도 버려야만 산문山門에

든다 하건만

노여움도 슬픔도 버려야만 하늘문

든다 하건만

먼 산 계곡에선 오늘도 눈 녹는 소리,

사랑보다 더 깊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더란 말인가,

흐르는 물 위엔 뚝뚝

꽃잎만 져 내리고…

~~~~~~~~~~~~~~~~~


눈은 마음의 색안경이기에

사랑하는 눈에는 웃음꽃이고

미워하는 눈에는 울음판이다.

이렇게 세상은 변화무쌍해도

삶은 비움과 채움의 연속으로

산문도 하늘문도 자연문도 들며 간다.

물 속이나 산 속이나

한 길 사람 속이나

모르는 건 마찬가지

화사하든 멍들었든 함께해야 할 세상

사랑도 하고 미워도 하며 가는 것

인생은 고행(苦行)이고

인생은 인생(忍生)이라 해도

오늘처럼,

웃음꽃 피는 봄이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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