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6. 개 같은 사랑(최광림)

[하루 한 詩 - 056]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대로를 가로지르던 수캐 덤프트럭 밑에 섰다

휘청 앞발 꺾였다 일어서서 맞은편 내 자동차 쪽

앞서 건넌 암캐를 향하고 있다, 급정거하며

경적 울리다 유리창 밖 개의 눈과 마주쳤다

저런 눈빛의 사내라면 나를 통째로 걸어도 좋으리라

거리의 차들 줄줄 밀리며 큼큼거리는데

죄라고는 사랑한 일 밖에 없는 눈빛, 필사적이다

폭우의 들녘 묵묵히 견뎌 선 야생화거나

급물살 위 둥둥 떠내려가는 꽃잎 같은, 지금 네게

무서운 건 사랑인지 세상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간의 생을 더듬어 보아도 보지 못한 것 같은 눈

단 한 번 어렴풋이 닮은 눈빛 하나 있었는데

그만 나쁜 여자가 되기로 했다

그 밤, 젖무덤 출렁출렁 암캐의 젖을 물리며

개 같은 사내의 여자를 오래도록 꿈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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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필사적이지 않으면

살벌하게 위험하지 않으면

이미 사랑이 아닌 것이고

사랑이 넘쳐나는 요즘

까닭 없는 사랑 하나에

‘나쁜 여자’가 되어 거리에 내몰려도

‘개 같은 사내의 여자’가 되어도

'여자의 개 같은 사내'가 되어도

무작정 달려드는 개 같은 사랑이라면

두 팔 벌려 맞이하고 보리다.

소름끼칠 만큼 치명적인

사랑 앞에서 잠시 머물러봤습니다.

사랑이 지천인 이 시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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