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 며루치는 국물만 내고 끝장인가(마종기)

[하루 한 詩 - 055]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아내는 맛있게 끓는 국물에서 며루치를

하나씩 집어내 버렸다. 국물을 다 낸 며루치는

버려야지요. 볼썽도 없고 맛도 없으니까요.)


며루치는 국물만 내고 끝장인가.

뜨겁게 끓던 그 어려운 시대에도

며루치는 곳곳에서 온몸을 던졌다.


(며루치는 비명을 쳤겠지. 뜨겁다고,

숨차다고, 아프다고, 어둡다고.)


떼거리로 잡혀 생으로 말려서 온몸이 여위고

비틀어진 며루치때의 비명을 들으면

.

시원하고 맛있는 국물을 마시면서

이제는 쓸려나간 며루치를 기억하자

.

(남해의 연한 물살, 싱싱하게 헤엄치던

은빛 비늘의 젊은 며루치떼를 생각하자.

드디어 그 긴 겨울도 지나고 있다.)


국물 우려낸 멸치꼬락서니의

그들, 아니 우리들

행복해야 할 텐데~


~~~~~~~~~~~~~~~~~~~~~~~~~~


며루치의 모습이나 사람(나)의 모습이나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먹을 만큼 먹은 나이 탓인가?


아니면 효용가치가 다해 뒷방으로 퇴장하는

아버지들의 쓸쓸한 뒷모습이 보여서인가?


자식들에게 우린 국물 다 퍼준

부모님이 유독 그리운 날입니다.

부모님 살아실 제 섬기기란 다하란 말

하나도 틀린 것이 없습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효도하는 날이 되시길~!


keyword
이전 24화054. 뜨거운 국밥(공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