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함을 선택하라

원더

by 설민

친절함을 선택하라

원더


설민


생김새나 걸음걸이가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을 볼 때, 나의 시선과 태도는 어떠한가를 생각한다. 속내를 들킨 듯 흠칫 놀라거나, 빤히 쳐다보거나,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일그러진 적은 없는지 반성한다.

‘평범하다’라는 기준이 무엇일까? 속내는 다소 삐뚤어졌어도, 눈에 보이는 외모는 제자리에 균형 맞게 있는 것을 말할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혹은 사고로 불구가 된 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의 편견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원더]라는 영화는 시나리오를 쓴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어린아이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얼굴이 기형인 사람을 보고 느닷없이 우는 바람에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엄마 이사벨은 첫째 딸 비아의 소원대로 동생을 낳지만, 아기는 바로 수술실로 향하게 된다. 그 후로 27차례의 수술을 하며 엄마의 홈스쿨링으로 성장하는 어기. 이사벨은 마지막 논문 쓰는 일을 접고 어기를 돌보는 일에 전념한다. 남편 네이트 또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유쾌한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다. 집안에 어기가 수술할 때 손목에 착용하였을 팔지들을 액자에 전시해 놓은 것을 보니 그들이 얼마나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들인지 느껴진다.

누구보다 위트 있고 호기심 많은 매력 부자 어기. 하지만 남들과 다른 외모로 태어난 어기는 모두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대신 얼굴을 감출 수 있는 핼러윈을 더 좋아한다.

10살까지 남들과 다른 세상에 살았던 어기를 학교에 보낼 준비를 하는 엄마와 아빠. 걱정이 앞서기는 하지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누구보다 어기를 사랑하는 누나 비아. 오로지 집안의 관심이 어기에게 있는 것이 속상하지만 그럴만한 일이기에 혼자서 인내한다.

그동안 가족이 세상의 전부였던 어기가 처음으로 헬멧을 벗고 낯선 세상에 용감하게 첫발을 내딛는다. 첫날부터 ‘남다른 외모’로 화제의 주인공이 되고, 사람들의 시선에 큰 상처를 받는다.

친구들이 놀리고 이상하게 쳐다보는 시선을 느끼는 어기는 학교 생활이 버겁긴 하지만, 친구 잭을 만나 행복해한다.

“이렇게 잘 생기려면 진짜 많이 성형받아야 해.”

잭에게 어기가 하는 말속에서 얼마나 위트 있고 긍정적이고 강한 아이인지 드러난다.

이렇게 함께 놀고 게임도 하며 잭과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던 핼러윈 날, 잭이 어기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듣고 상처를 받는다.

다시 동굴 속으로 들어가 우울해하는 어기에게 누나 비아가 하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비아 또한 단짝이었던 친구가 여름방학에 캠프에 다녀온 이후에 자신과 거리를 두는 것을 알고 상처를 받은 상황이었다.

“학교는 거지 같다. 사람은 변한다. 평범한 애가 되고 싶다면 그걸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시선을 바꿔야 한다. 오기 얼굴은 안 바뀌므로.”

이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비아는 내적으로 많이 성숙한 아이다. ‘아무도 내 일상은 안 궁금하구나.’라고 생각한다. 달리 말하면 아픈 동생에게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양보하며 혼자 외롭고 슬퍼했을 비아였으리라.

새 학기가 시작되고 우울해하는 비아를 보고 문제를 감지한 엄마 이사벨이 딸과 둘만의 시간을 보내려 하지만, 이 시간마저도 어기 때문에 틀어지고 만다. 어기에게 화가 난다. 자연스레 가족의 중심에는 동생 어기가 있다. 비아는 항상 동생에게 양보했다. 어기를 사랑하지만 비아도 사랑받고 싶은 아이인 것이다.

흔들리지 않는 인생은 없지만, 이런 갈등 속에서도 어기와 비아가 잘 성장할 수 있는 배경에는 지혜로운 엄마 이사벨과 유쾌하고 긍정적인 아빠 네이트가 중심을 잘 잡고 있는 덕분이다.

친구들의 방해와 괴롭힘은 있었지만, 캠프까지 잘 다녀오며 어기는 학교 생활에 완전하게 적응한다. 친구들도 어기의 긍정적이고 유쾌한 모습에 매료된다.

비아도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가며 친구와 관계도 회복되는 것을 보니 흐뭇했다. 이사벨 또한 아이들이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미뤄두었던 자신의 논문을 완성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와닿는 부분은 상황은 안 바뀌므로 내 시선과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면 마음대로 안 되는 세상을 잘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또, ‘옳음과 친절함 중 하나를 선택할 땐 친절함을 선택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와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것이다. 또한 친절함을 선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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