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Q에게

by 하름구늘



요즘 사각사각 뭔가를 쓰는 행위가 더 잦아졌어요.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데 그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무언가를 적는 거 하나더라구요. 일렁이는 마음이 진정이 되질 않아서 혼자 술을 마시러 뛰쳐나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근데 그렇게 술을 마시면 지우려 했던 생각이 더 깊어질까 봐. 그래서 보기 싫게 취한 제가 말을 쏟아낼까 봐. 열심히 참는 중입니다.

생각의 파도가 태풍을 맞아 심하게 요동칠 때는 그냥 당신께 전화해 이 마음을 다 쏟아내버리고 싶습니다. 저는 이래요, 저는 지금 이러고 있어요. 당신은 어떠신가요.. 하면서 말이죠. 그럴 순 없으니 그냥 제 일기장에 마구마구 글을 휘갈겨 쓰곤 합니다. 사실 글이랄 것도 아닙니다. 재채기에 가깝습니다, 감정을 담은 재채기. 바로 휘발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요. 그럼 한결 가벼워지곤 합니다. 완전하게 시원해졌다하긴 뭐 하지만, 그래도 나름 시원해집니다. 다행히도요.



그러다 문득 당신은 이런 마음이 들면 어떻게 하실지 궁금해졌습니다. 당신은 파도가 휘몰아치면 무엇을 하십니까? 술을 마시려 하실까요, 그저 걸으실까요. 잠을 청하려 하실까요? 담담한 마음을 잘 유지하실까 하며 실없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사실 당신의 방법으로 잘 헤쳐나갈 것을 알고 있습니다. 뭐든 잘 해낼 당신이니까요. 또 어디서든 잘 지내실 당신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과 저는 다른 사람이고, 당신의 삶이 있는 것을 알지만 늘 제 기준으로 당신을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기적인 제가 당신께 좋지 않은 영향을 드렸을까 하는 마음이 떠나질 않네요.

늘상 괜찮아를 말한 당신이 이제는 좀 힘들어라는 말을 하고 계실까요. 좀 더 당신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와주었을까요.

항상 말했듯이 모든 사람이 당신을 사랑할 겁니다. 그건 분명한 사실이라 다행입니다. 당신이 예쁘다는 걸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꼭 곁에 있길 바랍니다.



Q, 생각의 파도가 여기까지 저를 데리고 와버렸습니다. 멍하니 일렁이는 마음을 떠올리다 그 일렁거림으로 당신께 닿아 버렸습니다. 잔잔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 중이지만, 여전히 잠기게 되는 순간이 많습니다. 더 깊이까진 가지 않게 노력해야겠죠.

무탈히 지내고 계십니까? 건강하고 오래오래 행복하세요.모든 것을 꼭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 하늘도 보고 바람도 느끼면서 그렇게 행복해지세요. 하늘을 볼 때마다 당신의 행복을 바라고 있겠습니다. 더 아름다워질 당신이기에 걱정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오래오래 행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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