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대사(泗溟大師)의 충혼을 기리기 위하여 명명한 사찰인 밀양 표충사(表忠寺)를 찾아 나선 길에 "고가식당(古家食堂)"이란 곳에서 식사를 했는데, 한마디로 말해 정말 괜찮은 곳이다. 다시 밀양 근처를 지나치는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들릴 것이라고 약속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우연히 들렸던 이곳 이야기를 밀양출신의 지인에게 했더니, 고가식당... 원래 밀양에서 알아주는 맛집이라고 한다.
고가식당의 위치? 밀양의 유명한 물놀이 공간으로 알려져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캠핑을 하러 몰려오는 단장천(丹場川)이란 곳이 있는데(아래 사진 참조),
단장천(丹場川)
그 단장천가에 있는 밀양스쿨 오토 캠핑장 뒤쪽에 위치하고 있다. 도로 이름으로 말하자면, 밀양시 산외면 산외로에...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네이버는 "고가식당(古家食堂)"을 이미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다녀갔고, 그들로부터 하나같이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식사를 한 내 평가 또한 그와 별반 다르지 않다. 고가식당, 한마디로 '밀양 맛집'이란 말이 전혀 부끄럽지 않은 곳이다.
고가식당의 외관. 고가식당(古家食堂)이란 식당 이름에 걸맞게 옛날 기와집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고, 간판 또한 예스럽게 한자로 古家 食堂이라고 한자로 써놓았다.
보다시피 식당 앞에 2~3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기는 하지만, 찾는 손님이 많아서 주차하기가 여의치 않은 문제가 있기는 하다.
고가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자그마한 마당에 가득한 항아리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요즘 흔히 볼 수 없는 정겨운 풍경.
식당은 이렇게 신발을 벗어놓고 들어가야 되는데, 6개의 테이블은 식사시간대엔 손님들로 그득하다. 때문에 이곳에서 음식을 맛보려면 기다림을 감수해야 되는 경우가 많은데, 예약을 받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보이는 모습인데, 식사테이블은 아래 사진 오른쪽으로 있다. 신발을 벗어놓고 들어와야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테이블은 입식테이블이다.
고가식당이 제공하는 메뉴는 주종이 무엇이라고 꼭 집어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그리고 우리의 경험칙에 따르면 이처럼 다양한 메뉴를 갖고 있는 곳은 뭐 하나 제대로 맛있는 것이 없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험칙은 이곳 고가식당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 그래, 각각의 메뉴가 모두 맛있기만 하다.
일단 나는 다슬기비빔밥 + 다슬기국을 주문했다. 다슬기밥... 비록 다슬기가 많이 들어있지는 않지만 야채들의 식감도, 또 그들이 빚어내는 색감도 모두 훌륭하다.
함께 제공되는 다슬기국은 다슬기가 들어있기는 하지만, '다슬기국'보다는 맛으로 보나 비주얼로 보나 약간 묽은 들깨죽 필이 강하다. 다슬기와 부추가 담뿍 담긴... 다슬기비빔밥 + 다슬기국을 함께 사진에 담아 보면 이렇게. 아, 다슬기비빔밥과 논고동비빔밥은 비주얼이 거의 똑같아서, 논고동비빔밥은 따로 사진을 남겨놓지 않았다.
다슬기비빔밥과 논고동비빔밥의 합체, 그리고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반찬들이 빚어내는 모습.
테이블 위의 반찬들은 모두 먹을만한데, 특히 방아잎 냄새 그득한 김치에 손이 자주 가게 된다.
아, 고가식당을 찾았을 때 반드시 맛보라고 권하고 싶은 것은 오징어와 논고동이 가득 들어간 부추전인데, (밀가루반죽은 거의 없이) 오로지 부추와 오징어 그리고 논고동만 가득한데, 크기는 지름 약 23cm... 정말 정말 맛있다. 강추!!
내 옆테이블에 앉으신 분들은 고등어구이를 드시고 계셨는데, 내가 직접 먹어보지 않아 맛에 대해서는 무어라 할 말이 없다.
젊은 처자 둘이 앉아 있는 테이블 위에 올라가 있는 다슬기 회무침 또한 참으로 맛있어 보였는데, 이미 식사를 한 후라 맛보지는 못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납작만두와 소면(?)이 함께 서비스되는 것이 특이한데, 젊은 이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메뉴인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음식을 메뉴에 쓸 때는 "다슬기 회무침. Feat: 납작만두 + 소면)"라고 쓰면 어떨까 싶었다는...
아, 이곳을 다녀가신 블로거분들이 남기신 글에는 청국장 또한 일품이란 이야기가 많은데, 두 명이 찾은 까닭에 이 또한 아쉽게도 맛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