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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Mar 12. 2024

볼거리 가득한 고도(古都), 교토(京都)를 둘러봅시다.

Chapter 6. 교토의  '철학의 길(哲学の道)' 위에서 ...

지난 회까지 교토 서부 이야기를 5회에 걸쳐 연재했으니,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교토 동부 이야기를 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그렇게나 열심히 다니며 찍은 사진이 내게는 단 한 장도 남아 있지 않다.774 기요미즈데라(淸水寺)를 비롯한 동부의 사찰들, 그리고 교토 시내의 모습과 먹거리... 등을 담은 사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하여 오늘부터는 운좋게 남아 있는 몇 장의 사진을 가지고 교토 동부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이야기를 "교토의  '철학의 길' 위에서 하이델베르크의 '철학자의 길'을 생각한다"라는 제목으로 이야기 해야겠다.


에이칸도(永観堂)를 지나 히가시야마 문화의 꽃이라고 불리우는 긴카쿠지(銀閣寺) - 발음때문에 교토 서부에 있는 킨카쿠지(金閣寺)와 혼동을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 - 로 가는 도중에, '철학의 길(哲学の道)'이란 이름이 붙은 좁은 길이 있다. 일본 말로는 '데쓰가쿠노미치' 정도로 발음되는 것 같다.

인근의 교토 대학 교수이자 철학자였던 니시다 키다로(西田 幾多郎)가 이 길을 따라 산책을 즐겼던 것에 착안하여 '철학의 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2km 정도의 좁은 길을 따라 나 있는 수로가 운치를 더하고 있다. 더욱이 길 옆으로 자그마한 카페, 공방 등이 들어서 있어 구경하며, 쉬어가기에 좋다.  

이곳에 와 보니, 아니 정확히 말하면 '철학의 길'이란 이름이 붙은 길과 마주치니 저절로 하이델베르크의 '철학자의 길(Philosophenweg)'이 생각났다. 넥카(Necker)강변을 따라 나 있는 산책로로, 헤겔이나 하이데거와 같은 철학자들이 거닐었다고 하는 그 길 말이다. 아, 아래 사진은 사진을 오픈해 놓은 블로그에서 퍼왔다. 30년전에 내가 찍은 사진은 이미 색이 바랠대로 바래서 옮겨 놓을 수가 없었다.

물론 주변 경치로 치면 넥카강과 그 위에 걸린 칼 테오도르(Karl Theodor) 다리,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시가지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철학자의 길이 단연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름만 놓고 보면 철학'자'의 길 보다는 '철학의 길'이 깆는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된다.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 칸트(I. Kant)가 남긴 말 중에 "철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철학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웬지 '철학의 길'이 이 말과도 훨씬 잘 어울리는 듯하다.


철학의 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한 장의 사진을 찍고, 앱으로 장난을 쳐봤다. 역시 맘에 안든다고 생각하는 순간, 아차차 원본은 이미 사라져 버렸고 내 핸디에는 이 사진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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