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떠난 청주 여행, 그리고 기적 같은 재회
얼마 전의 일이다.
남편 아는 분이 청주에 계신다고 해서 놀러 가기로 했다.
그런데 하필 그날, 면접 일정이 잡혔다.
나는 서둘러 면접을 마치고 남편이 기다리는 약속 장소로 달려갔다.
멀리서 남편 차가 보였다.
나는 잽싸게 뛰어가 문을 열고 올라탔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룰루랄라~ 청주로 향했다.
청주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뭔가 이상했다.
“어라? …신발이 없다?”
차 안을 이리저리 뒤져도 없다.
면접의 긴장 때문이었을까.
신발을 벗어두고 그냥 차에 올라탄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맨발로 청주 땅을 밟았다.
남편 지인은 반갑게 인사를 하시더니, 나의 맨발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셨다.
사정을 말씀드리자, 그분은 한참을 웃으셨다.
아, 정말 땅이라도 파고 들어가고 싶었다.
“아… 나의 신발이여.”
다음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신발을 벗어두었던 그 장소를 다시 찾아가 보았다.
그런데 그곳에,
아침 이슬을 머금은 내 신발이!
마치 주인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묵묵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우앙, 신발아~”
나는 신발을 안고 얼굴을 부비며 남편에게 말했다.
“나... 드디어 인생의 짝을 찾은 것 같아.”
그러자 남편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가서 신발이나 빨어.”
그렇게 나는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듯
신발을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중년부부 수다 그림일기 - 2부》는 예전에 써둔 인스타툰 이야기들을 모은 거라 날짜가 맞지 않거나 조금 지난 일상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도 그때의 웃음과 대화는 여전히 유효하니, 편하게 읽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