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건담, 나는 너의 건담

서로의 버팀목으로 채운 10년의 시간

by 봉순이





결혼 10주년을 맞아 떠난 일본 여행.


후쿠오카 라라포트 앞, 거대한 건담을 보자

남편은 아이처럼 포즈를 취하며 즐거워했다.


우리가 만난 건 38살, 44살.

늦깎이 노처녀와 노총각의 만남이었다.

결혼식장에서 친척들은 “10년만 일찍 만나지”라며 웃곤 했다.


결혼 후 우리는 아이를 기다리며

3년 동안 시험관 시술을 했다.

그러나 기다리던 아이는 오지 않았고,

대신 유방암이 찾아왔다.


시험관 실패해서 눈물흘릴때도,

오른쪽 가슴을 절제하는 수술실에서도,

유방복원 수술 병동에서도,

머리카락이 다 빠져 항암으로 지쳐 있을 때에도

남편은 늘 곁을 지켰다.


그 모습은 마치 내 곁을 지켜주는 건담 같았다.


함께 고통의 터널을 지나오며 알게 되었다.

사랑은 단 하나의 색이 아니라는 것을.

비 온 뒤 하늘에 걸린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이 함께 어우러져 빛난다는 것을.


앞으로도

서로의 색깔을 더해가며

서로의 시간을 채색해 가겠지.


너는 나의 건담.

나는 너의 건담.






이번 《중년부부 수다 그림일기 - 2부》는 예전에 써둔 인스타툰 이야기들을 모은 거라 날짜가 맞지 않거나 조금 지난 일상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도 그때의 웃음과 대화는 여전히 유효하니, 편하게 읽어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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