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그냥 지금도 힘들다구요
친구들이 아기를 데리고 우리집에 왔다.
빵빵한 볼살과 통통한 다리에 푹 빠진 것도 잠시
잠깐도 눈을 뗄 수 없는 상황의 연속.
세 시간 즈음 현실 육아를 체험해보니
(심지어 정말 순한 상태라고)
뱃속에 제일 편하다는 그 말이 이해됐다.
내 경우,
만삭일 때도 몸이 굉장히 편안 시간이 있었다.
태동이 없을 때는 불안하기도 하지만
임신하지 않은 것 같아 편안하기도 하다.
출산 휴가 기간이라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고
꼭 해야 할 일도 없는 지금 이 시간은
정말 황금의 시간이다.
언젠가 육아하는 친구들이
새벽 2-3시에 카톡을 보내는 걸 보고
왜 이렇게 늦게 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친구들은 웃으며 ‘다다음달이 너’라고 대답했다.
그 때 알았다.
정말 육아에는 정시출근, 정시퇴근이 없구나.
그리고 아이를 낳은 지금
그 말에 100% 공감한다.
며칠 전 연차를 올렸다가 반려당하는 꿈을 꿨다.
본격적으로 육아를 한지 3주 정도 되었는데
휴가를 갖고 싶었던 나의 마음이
꿈에 반영되었나보다.
하지만
'반려되었습니다.'
라는 메세지가 모니터에 떴다.
회사는 나의 연차를 보장해주지만
내 딸은 나의 연차를 단칼에 거절한 것이다.
‘뱃속에 있을 때가더 편하다.’
출산하기 전의 나도
출산 후의 나도 이 말이 이해된다.
하지만 임신 중에 누군가가 나에게 이 말을 하면 참 듣기 싫었다. 지금 나의 힘듦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다.
임신도 임신대로 힘들고
육아도 육아대로 힘드니
‘뱃속에 있을 때가 더 편해.’라는 말보다
임신 중의 힘듦을 그대로 인정해주고
위로의 한 마디 해주면 좋겠다.
+
40일 된 아기를 키우는 지금은
뒤집기하고 걸어다니면
더 힘들어라는 말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