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립니다.
하늘도 회색, 땅도 회색.
나는 그 사이에서 회색빛 눈물을 흘립니다.
나는 분명한 대답을 원했습니다.
내 곁에 남아줄 것인지,
아니면 떠날 것인지.
당신은 회색 옷을 입은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뿌리 없는 풀처럼
바람에 흔들릴 뿐입니다.
당신이 꽃을 들고 찾아왔을 때
나는 영원히 함께할 줄 알았습니다.
무엇이 그토록 두려웠습니까?
나를 위해 떠난다고 말하지 마세요.
그저 낙엽처럼 소리 없이 굴러가세요.
당신을 떠나보낸 후
이제 그리움과 이별하겠습니다.
절망한 계절이 꽃을 거두듯
나의 이름과 청춘을 거두고
회색빛 눈물에 몸을 담그겠습니다.
세상에는 애매한 것들이 참 많습니다.
이것인지 저것인지 쉽게 결정할 수 없어서,
망설이다 보면 결정장애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용기를 내어 선택하면 그것이 아닌 것 같고,
다른 것을 고르면 그것 역시 정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세상은 검은색과 흰색으로 명확히 나뉘지 않나 봅니다.
두 색이 섞인 회색이 진실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이것을 선택해도 맞고 저것을 선택해도 맞습니다.
또 이것을 선택해도 틀리고 저것을 선택해도 틀립니다.
선택 자체가 잘못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선택하고 결정하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맞고 틀림은 결국 자기 마음이 정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의 모습이 어떻든 어떤 상황에 놓여 있던,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입니다.
그 마음이 진실하다면 어떤 선택도 의미가 있고,
어떤 길도 나아갈 가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