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수업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아이들을 만난다. 올해에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독서수업을 맡았다. 주 1차시씩 국어의 독서 단원, 한 학기 한 권 읽기, 글쓰기 수업 등 창체 시간과 국어시간을 활용하여 수업을 전개시키고 있다.
매년 수업할 당시에는 힘들었던 일이 기억에 남게 되고 학기를 마무리할때쯤엔 그것이 나를 괴롭히며 잔상에 남게 된다. 그렇지만 내 머리속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수업은 단연 나를 감동시켰던 아이를 만났던 수업이다.
6학년 학생의 작품. 거울의 특징을 활용해 거꾸로 한글을 쓴 모습
거울은 *****이다.
올해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생각 떠오르기 수업을 한 적이 있다. 단순하게 여러 단어를 늘어놓고 나만의 정의를 만들어보는 시간이었다. 그중 거울에 대해서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각자 학생들에게 시간을 부여하고, 교실을 다니며 아이들의 글솜씨를 보던 중 한 학생이 쓴 것을 보게 되어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거울의 반사적인 특성을 활용하여 거꾸로 한글을 표현한 모습에서 신선했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정의는 어떤 은유적인 단어를 활용한 정의였는데 이 친구는 되려 "거울 속 세계는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짐으로써 하나의 질문을 더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머리가 띵해지며 엄청난 발견을 한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였으니까 말이다. 이걸 발견하고 이 학생에게 진심으로 내가 감동받은 것을 전달하였고, 학급에도 전달하여 학생을 칭찬해 주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없는 것을
독창적으로 생각해 내는 것이
글쓰기의 묘미 아닐까?
오늘도 아이들에게 많이 배운다.
매년 수업을 진행시키면서 느끼는 거지만 아이들은 내 예상을 항상 뛰어넘는다. 이 정도로 반응을 이끌어내면 되겠지?라고 생각한 것보다 더 훌륭하게 결과물을 만들어 내어 과소평가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끔 한다.
수업 효과는 교사를 뛰어넘을 수 없다고 흔히 이야기한다. 그러나 교사가 더 훌륭한 학생들을 만나면 같이 성장하고, 생각지 못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요즘 수업을 하며 수없이 느끼곤 한다. 올해 브런치글쓰기를 시작하였지만 글솜씨는 아직 많이 모자르다는걸 지금 이글을 쓰는 순간에도 체감한다. 재치있고 기발한 아이들의 글솜씨를 보면서 오늘도 역시 아이들에게 많이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