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복직한 엄마가 쓰는 베이비시터 구하기
워킹맘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으려는데, 첫 발부터 쉽지 않습니다. 베이비시터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구해야 하는 걸까요? 저도 처음 베이비시터를 구했을 때는 어떻게 구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헤맸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참 우왕좌왕했네요.
생판 모르는 남에게 아이를 맡기기는 싫었기에, 처음에는 엄마에게 무턱대고 전화했습니다.
"엄마, 친척분들 중에 우리집 와서 7시간~8시간 정도 아이 봐주실 분 있을까요?"
엄마가 찾아보겠다고 했으나 그럴 분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어요. 친척 중에 돌봄 해주실 분을 구했으면 참 좋았겠죠. (아이 어린이집 친구 중 3자녀 가정의 막내가 있었는데 이모할머니가 출퇴근하며 전적으로 봐주시는데 참 부러웠습니다.)
결국 7시간~8시간 근무할 베이비시터 찾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돌입합니다. 그 이후로 만 4년 간, 두 번의 복직과 수십 명의 베이비시터 면접과 6명의 베이비시터를 경험합니다. 지난한 시간 동안 파악한 베이비시터를 구하는 네 가지 경로에 대해 설명할게요.
1. 베이비시터와 이용 가정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
첫 번째 경로는 플랫폼 업체입니다. 베이비시터와 이용가정이 플랫폼을 통해 서로 매핑되는 구조입니다. 베이비시터 채용을 원하는 이용가정에서 구직글을 올리고, 이에 베이비시터가 지원합니다. 혹은 원하는 조건의 베이비시터를 찾아서 연락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이용권(1개월/3개월/12개월)을 구매해야 이용이 가능합니다. 최상단노출을 하려면 비용을 추가로 더 지불해야 합니다. 플랫폼의 예로는 맘시터, 시터넷, 째깍악어 등이 있습니다.
저는 플랫폼에서 베이비시터를 구해본 적은 없습니다. 플랫폼은 단순히 베이비시터와 이용 가정이 만나는 장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물론 제가 처음 베이비시터를 구하던 19년에 비해 플랫폼이 많이 발전하여 좋아진 것 같기는 합니다.) 저는 베이비시터에 대한 검증 또는 관리를 해주는 업체를 이용하거나,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분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2. 동네 카페/커뮤니티
같은 동네 혹은 인근 동네에 거주하는 베이비시터를 구하고 싶다면 동네 카페/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 카페에는 구인 게시판이 따로 있습니다. 이용 가정이 가사도우미나 베이비시터 구인글을 올리면 쪽지가 옵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분이 보내는 쪽지를 경우도 있고, 인근 동네에 사시는 분이 쪽지를 보내기도 합니다.
'동네 분을 구하면 좀 믿을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동네 카페 구인 게시판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7시간~8시간 동안 일할 분을 구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동네에서 소일거리를 찾으시는 분들이어서 장시간 근무는 선호하지 않더라구요. 비교적 단시간 2시간~3시간 동안 근무할 베이비시터를 구할 때에는 동네 카페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정부 운영 아이돌봄서비스
정부에서 운영하는 아이돌봄서비스입니다. 이용 가정에는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동시에 중장년 경력단절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목적입니다. 가구소득 기준(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 납부액)으로 정부지원금이 지원되기도 합니다. 가구소득이 적은 편이면, 정부의 아이돌봄서비스가 일반적인 베이비시터 시급 대비 저렴합니다. 또 같은 구 내에 거주하는 아이돌보미를 배정해 줍니다.
저도 아이돌봄서비스로 베이비시터를 채용하고, 서비스를 이용했었습니다. 이용 과정에서 느낀 것은 일단 매핑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서비스다 보니, 이용 가정들의 신뢰가 높아 대기가 깁니다. 수요가 많은 데에 비해 아이돌보미로 활동하는 분은 많지 않다고 하더라구요. 아이가 둘이 되고서는 매달 이용 신청서를 넣어도 매핑이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한 명이어도 아이돌봄서비스로 구하기 쉽지 않고, 아이가 두 명이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구 내의 아이돌보미로 활동하는 분이 많다면 매핑이 쉬울 수도 있겠죠?)
4. 베이비시터 파견 업체 (유료직업소개업 등)
마지막으로 베이비시터를 이용 가정으로 파견해 주는 업체입니다. 업태로 보면 대부분 유료직업소개업입니다. 업체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이용료가 공시되어 있습니다. 이용 가정은 업체에 이용료를 매월 입금하고, 베이비시터는 업체로부터 근무시간에 따라 정산을 받습니다.
저는 저희 집을 거쳐 간 대부분의 베이비시터를 파견 업체를 통해 구했습니다. 업체에서 신원보증 등 일차적으로 검증하고 모집한 베이비시터이기에, 플랫폼보다는 그나마 안전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업체에 따라 정기적으로 돌봄에 대한 교육을 하기도 합니다. 또 이용 요금이 명확히 정해져 있어 베이비시터와 이용료 관련하여 이야기할 것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었습니다. 베이비시터가 한 가정에서 오래 일하면 내심 시급을 올려주길 바란다는 고민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베이비시터를 알음알음 구하거나 플랫폼에서 구해서 시급을 베이비시터와 이용가정 간의 '협의'의 영역으로 하면 이런 고민이 생길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파견 업체를 통하면 업체의 이용료 기준을 따르면 됩니다.
파견업체의 예로는 YWCA서울 돌봄과살림, 한살림돌봄, 고운빛베이비시터, 부모마음, 아누리, 베이비시터코리아, 엄마손베이비시터, 피카부베이비시터 등이 있습니다. 저는 이 중 YWCA, 한살림, 고운빛, 부모마음을 통해 베이비시터를 채용했습니다.
업체별로 이용 요금의 편차가 큽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된 이용료를 보고, 전화 상담으로 정확한 이용 요금을 안내받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이용해 본 업체들의 이용 요금 수준은 한살림>고운빛,부모마음>YWCA 순이었습니다.
사실 복직을 앞두고 있으면 이용 요금은 최우선 고려 사항은 아니게 됩니다. 면접을 보다 보면 '마음에 드는 분' 자체를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분'을 만나기만 한다면 조금 비싸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업체냐'보다도 '어떤 사람이 오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서 파견 업체를 이용하시기로 마음먹었다면, 최대한 많은 업체에 연락해서 많은 사람을 면접해 보시길 바랍니다.
*참고
11화 다시 시작된 워킹맘의 베이비시터 구하기 (brunch.co.kr)
↑ 작년에 쓴 브런치북 <출산율 꼴찌 나라의 일하는 엄마> 중 베이비시터 관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