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시기

긍정충이라 불렸던 나에게도 이런 시기가 존재하다니

by 뚜벅이는 윤슬

이 글은 암울한 글이다.


이런 류의 글을 써야겠다고는 브런치 작가가 되기 몇 달 전부터 생각했다.

블로그나 유튜브, SNS를 하고 있지만 뭔가 구구절절 문장 더미로 네 우울함을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나 나는 여행에 관련된 이야기가 주였기에 대뜸 어두운 글을 쓰기도 반강제(?)로 읽는 팔로워분들께 죄송했다.

그럼에도 길게 노트북의 자판을 두들기며 그렇게 어쩔 때는 눈물, 어쩔 때는 분노, 또 어쩔 때는 억울함을 표현하고 싶었고 그렇게 작가로 통과받은(?) 김에 계획대로 이 글을 썼다. 이 말인즉슨 간간히 이렇게 암울한 글들을 올릴 예정이라는 거다.

누군가는 그때마다 글들 속에 담긴 네 슬픔에 자신을 비교하여 '아 그래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며 긍정을 얻었으면 좋겠고 누군가는 '나만 이렇게 힘든 것이 아니구나'라며 동질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요즘 SNS에는 대체로 행복하고 기쁜 감정들이 담긴 콘텐츠가 올라오지만 사람들에게는 때때로 침울한 글이 필요하기도 하다. 물론 그런 감정이 안 오면 좋지만 온 이상 숨겨야 할 만큼 부정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힘들 때 행복한 척, 잘 사는 척하는 것만큼 힘든 것도 독이 되는 것도 없다. 물론 나도 그걸 알면서도 살면서 100% 지키며 사는 것은 애석하게도 이미 글렀지만.


구구절절 이런 글을 쓰는 데에 따른 이유는 여기까지.



나는 비정상이어서 아픈 게 아니라

나를 거부하면서까지 정상이 되려고

애를 썼기 때문에 아팠어


최근 퇴근길에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렸다가 네 마음을 대변하는 문구를 발견했다.

'나도 네 마음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데, 다른 사람이 네 마음을 더 잘 아네.' 괜히 이 문구가 쓰여 있는 책 '눈과 사람과 눈사람'의 저자 임솔아 작가님께 감동을 받았더랬다.


요즘 그렇다. 열심히 살고 싶은데 몸도 잘 안 따라주고 상황도 안 받쳐준다. 그렇다 보니 되는 일이 없고 되는 일이 없으니 열심히 쌓은 것들이 무너질까 불안함이 밀려오고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생각이 생기니 대뜸 모든 것을 그만 하고 싶고 그렇게 아픈 게 아닐까 싶다. 사실 이런 이유들을 찾아내기까지도 두 달이 걸렸다. 혼자 이유를 찾지 못해 한 달쯤 전전긍긍하다 지인들께 증상을 말했지만 딱히 와 닿는 이유는 듣지 못했다. 마치 병원을 가면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푹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은 것 같았다. 하긴. 나도 모르는 네 마음을 다른 사람이 어찌 알겠냐만은. 병이든 사람 사는 일이든 언제나 증상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찾는 것이 가장 어렵다.


단순히 '사춘기네 사춘기야'라고 하기에는 이번 노잼시기가 나에게 유독 치명타인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근래 하고 싶은 대로 살아 행복지수가 높았던 탓도 있다. 꽤 오랫동안 잘 됐다. 버킷리스트도 신기하게 잘 이루어졌고 무언가를 하는 족족 과정은 툴툴댔을지언정 결과는 100이 성공이라 치면 70-80은 했으니 딱히 좌절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렇게 급브레이크가 걸려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으니 복권 당첨자가 당첨금을 다 쓰고 빈털터리가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뉴스를 볼 때면 보통 이런 당첨자들은 빚을 내 복권을 사다가 인생을 파산한다던데. 네 인생도 이렇게 불안해하다가 파산하는 것은 아닐까. 오 안돼!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다가도 문득 당장의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는다.


"저도 그런 시기가 있었는데 다 지나가요. 별로 안 걸려요 그거"

회사 동료의 말처럼 네 마음을 잠시 지나가는 태풍이라 생각하면 될까. 그냥 잠깐 다 놓고 안전하게 피신해있으면 지나갈까.

과거의 나는 분명 "그러엄~!"라고 했을 텐데.

예전의 나보다 현재의 나는 확실히 약해졌고 많은 것을 따지게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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