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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이는 윤슬 Feb 17. 2023

내 필요성을 올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단어집 - 직업인

애매모호하게 알고 있는 단어들이 있다. 대충 어떤 뜻인지는 알고 있으나 "그게 뭔데?" 물으면 명확하게 "그건 이거야"라고 설명할 수 없는 단어들. 이런 단어도 있다. 잘 알지만 나와 연결 지어 생각해 본 적 없는 단어들. 그저 어디서 '보기만 한 단어들'. 알지만 모른다고 말해야 할 것 같은 단어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 단어는 나에게 어떻게 대입할 수 있을까?'

회사라는 ‘직장’이 아닌,
삶과 일을 주체적으로 이끄는 ‘직업인’이
돼야 한다는 주제에 공감했어요.

더랩에이치 김호 대표님 책에 대해 폴인 비하인드 레터에 쓰여있던 문장이다.


요즘 가장 자주 그리고 많이 생각하는 건 어떻게 '내 일'을 할 것인가다. 무조건 프리랜서나 사업만이 길이라는 것이 아니다. 회사에서도 내 전문성을 키워 '이건 얘한테 맡겨야 해' 당연히 나를 생각하게 만들고 그 능력을 회사 밖에서도 선보이는 미래를 갖고 싶다. 출퇴근하는 회사가 있는 게 직업이 아니라고 했다. 그저 직장일 뿐이지. 무직과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아티클에서 내가 꿈꾸는 주체적인 미래를 '직업인'이라고 했다.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이 고민은 인생을 길게 보는 편인 내 성향이 만들어낸 결론이다. 

작년 10월, 책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에서 본 문장이 있다. 

준비-조준-발사가 아니라, 준비-발사-조준. 일단 저지르고 나서 영점을 맞춘다

1) 조준을 신중하게 한 뒤 한 번에 맞추려는 사람

2) 준비보다 일단 쏜 뒤에 결과를 보고 영점을 맞추는 사람

사람의 유형이 딱 이 두 가지만 있다면 나는 후자다. 성격이 급하기도 하고 한 번에 잘하는 재능도 없다. 딱 하나 그나마 잘하는 게 '선택적 끈기'다. 꽂히면 끝장을 본다는 것 정도? 재능은 아닌 것 같고 특기에 가까운 취미라고 하자. 어쩔 수 없이(?) 전자보다 최종 시점을 멀리 두고 살다 보니 인생 전체적으로도 그렇게 멀리 내다보게 됐다. 다행히 그렇게 멀리 내다보며 살았던 20대는 성공적이었고(후회하지 않고 오히려 잘 살았다- 뿌듯할 정도면 성공한 거 아닐까) 30대도 그렇게 만들고 싶다. 그러다 보니 31살이 된 지금 시점에서 '어떻게 하면 내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 거고. 어떻게 하면 나의 필요성을 올릴 수 있을까?


정년퇴직이 없어졌다. 거의 희망 혹은 명예퇴직으로 직장 커리어를 끝내는데 그 나이가 실제로는 49.7살이라고 한다. 100세 시대(아직은 아니더라도 앞으로는 점차 진짜가 될 것 같다)에 살아온 만큼을 무직으로 살아야 한다는 거다. 지금의 50대는 너무나 젊다. 자유여행으로 유럽을 가는 분도 있고 순례자길을 몇 주 동안 걸어 완주하는 분도 있는 나이대에 무직이라니. 그 이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방법은 두 가지라고 생각했다. 50대부터 쓸 돈을 이전에 다 벌어서 쓰고만 살던가 아니면 전문성을 키워서 커리어 마침표를 최대한 연장시키던가.  

그런데 후자로 생각하고 전문성을 키우다 보면 전자까지 실현될 수도 있다는 걸 많은 강연을 통해 알게 됐다. '이건 얘가 잘해'의 '얘'가 되면 나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그럼 돈은 의도하지 않아도 따라온다. 많은 전문가들이 연봉보다 필요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이러나저러나 출퇴근에만 충실하면서 커리어를 쌓는 건 내 인생을 사랑해주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내가 가진 키워드들과 20대 동안 쌓아온 성과를 융합해 필요성을 올릴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완성하지 못했고 어떤 건 뜻대로 안 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놓으면 안 된다는 차원에서 이 글을 쓴다. 안 되면 다시. 또 안 되면 다시. 인스타그램에서 본 문장을 생각하며.

[기대하세요. 내일의 날씨, 이따가의 점심메뉴, 오랜만의 시내 외출, 개봉할 영화와 새로운 드라마.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는 힘은, 지치지 않는 기대에서 나옵니다. 오늘 점심으로 먹은 달걀샌드위치가 형편없었대도, 저녁으로 먹을 소고기 덮밥은 괜찮을 수 있습니다. 이번 학기의 학점이 개판이었대도, 내일 보기로 한 영화는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취미는 '기대하는 것'. 백 번을 실망한대도.  @500daysinsummer ]


잘 붙잡고 나아가보자. 직업인이 될 나의 모습을 기대하며. 



아래는 TMI.

김호님을인터뷰에서 뵌 뒤에 우연히 또 한 번 영상으로 뵐 수 있었다. 알고리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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