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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수 Aug 23. 2023

이별

구상나무 이야기 7



구상나무 이야기7




순간 구상이는 가슴이 털컥 내려앉았다.


‘아, 나는 이렇게 소각되는구나... ’


‘친구들과 작별할 시간도 없이...’


친구들과 일일이 작별의 악수도 할 시간도 없이 구상이는 뿌리까지 뽑혀서 차에 실렸다. 

도마뱀도 당황했다. 


“친구야, 너무 걱정하지마. 무슨 대책이 있지 않을까...”


도마뱀은 의리를 지키려는 듯 구상이 몸에 계속 머물고 있었다.

이윽고 구상이는 차 짐칸에 실리고 아저씨들은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죽으러 가는구나 생각하니 온 몸에 힘이 빠지고 슬펐다. 

기회의 신은 멀리 사라진 것 같고... 


달리는 길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것 같았다. 

소각될 운명이라고 생각하니 구상이가 살아온 삶이 너무 짧다는 생각에 허무하기도 했다. 

그동안 열심히 살지 못했던 것들이 후회되기 시작했다.

다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슬퍼하고, 친구들에게 장난치고 짓궂게 했던 것도 생각이 났다. 또 부모가 누구인지도 알고 싶어졌다. 


 도마뱀이 갑자기 호들갑스럽게 구상이에게 뛰어왔다. 

사라져서 안 보이는 줄 알았더니 달리는 차 창문 옆에 달라붙어서, 

아저씨들이 안보이게 있다가 아저씨들이 대화하는 내용을 엿들었던 모양이다.


“원, 세상에 저 나무가 구상나무였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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