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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와 달 Nov 24. 2022

시들지 않는 꽃

<시들지 않는 꽃>


가을이 끝나가는

계절의 틈에 찾아온 꽃 하나가

파랗게 입술 질리도록

온 힘을 다해

연분홍 저고리를 꺼내 입는다


차마 눈물겨워

내일은 볼 자신 없으니

나에게는

단 하루를 피는 꽃이려니 했다


계절의 틈이 닫힌 후

시베리아로부터

너의 빈자리에 찾아와

하얗게 피어 날 눈꽃을 생각해도

아직

연분홍 향기가 아른거린다


오늘 하루가 아니라

겨우내 피어있겠구나

마음에 피었으니

시들지 않는 꽃이 되겠구나


온 힘을 다한 꽃의 노고가

지워지지 않을 향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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