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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ar Ciel Aug 19. 2021

프사 그려드려요

[ 그림 받아쓰기 02 ] 보기

| 시간이 멈춘 공간

액자 속의 시간은 멈춘다. 선택된 1컷의 프레임 안에 머무는 대상은 움직임과 대화를 접고 미래를 희생한다. 


방문이 관광이 되고 시작과 끝을 모두 확인해야만 하는 게스트와 함께할 때면 눈보다 다리가 바빠진다. 침묵을 선택한 그림 속 주인공과의 만남은 눈 깜짝하면 이별이다. 그날도 그랬다. 여행을 온 친구와 그녀의 가족들을 만났던 날이다. 


뮤지엄을 가 보고 싶다고 해서 내가 추천을 한 곳이었다. 게티 뮤지엄이나 LA카운티 뮤지엄도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고 있을 경우에는 이곳으로 준비한다. 집을 떠나 외국생활을 하게 되면, 내가 알고 있는 지인들 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알고 있는 사람들도 연락을 한다. 나의 주말은 그들의 몫이 되고, 나는 야매 관광 가이드가 되었다.



| The Huntington Library, Art Museum, and Botanical Gardens

길... 다. 정식 이름을 한 번에 불러주기 위해서는 꽤 깊은숨이 필요하지만, 보통은 헌팅턴 라이브러리라고 부른다. 철도와 부동산으로 돈을 번 Henry Huntington이 그의 아내 Arabella Huntington과 함께 수집한 방대한 양의 희귀한 문서들과 유럽과 미국의 미술품들 그리고 16개의 테마별 힐링을 전해주는 정원들이 어우러져 있다. 뛰어노는 것이 행복한 아이들이 함께 할 경우 나는 이곳으로 고객들을 모셨다. 


라이브러리 쪽을 빨리 둘러보고 미술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미술품이 있는 곳에는 대 저택의 주인이 어디선가 나타날 것만 같았다. 계속되는 초상화 속의 사람들을 끝없이 만난다.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큰 기대 없이 들어섰던 공간에서 멈춰 섰다. 포토샵 터치나 사진 필터로 보정된 모습 대신, 오직 화가의 붓 터치를 통해서 완성된 아름다운 모습들. 그곳에서 George Romney의 작품을 만났다.



| 야망 있는 남자

1734년생 영국 사람 George Romney는 루이 15세의 궁정화가로부터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는 초상화 전문의 화가였다. 재능+열심= 초상화 완판의 사나이. 작은 물에서 만족할 수 없었던 그는 런던으로 향한다. 그의 꿈은 역사에 길이남을 화가가 되는 것이었다. 아내와 아이를 두고 홀로 미래를 향한 쉼 없는 걸음을 옮긴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학력도 중요했다. 가방끈을 늘이기 위한 2년간의 이탈리아 유학을 끝내고 그는 마침내 본 게임에 들어선다. 남들 다 있는 어시스트 없이 대부분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모든 과정을 마쳤다고 한다.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듯 빠른 속도로 완성해내는 그림의 양은 엄청났다고 한다. 자리를 잡기까지 싼 가격과 좋은 쿼러티의 그림을 제공하는 것으로 온 힘을 쏟아냈다.


The Clavering Children 은 그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21세기 무명인인 내가 그와 그의 그림을 소개할 정도이니 그가 원했던 꿈은 이루어졌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삶의 여정은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꿈을 이루기 위해 어린 자식과 와이프까지도 떠난 그의 이야기는 수목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림을 의뢰한 손님의 자녀들과 강아지와 개들. 강아지를 포함해서 소녀와 소년은 얼마간 포즈를 잡고 서 있을 수 있었겠지만, 두 마리 강아지들을 함께 스케치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설채현 쌤이나 갓형욱님도 어려울 일이다. 그림의 주인공들과의 첫 만남에서 그는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소년과 소녀의 부모님이 가장 중요시했던 그림의 포인트는 무엇이었고, 그는 어떻게 접근했을까.


소년과 소녀가 입은 옷들은 그녀의 엄마가 정했을까? 아니면 고객이 원하는 그림을 표현하기 위해서 색상이나 구도 그리고 직물의 표현 등이 고려된 Romney의 추천이었을까. 그리고 정말 이니셜 R을 그림 속에 담아 둔 것일까?


작가의 이니셜 하나 (EPPH에서)
작가의 이니셜 둘 (EPPH에서)


꿈을 향해서 쉼 없이 달렸던 Romney의 일생에 잠시나마 머물러보면서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던 그 방에서의 기억을 움직여본다.




The Clavering Children by George Romney


Today’s picture is pretty cute!
Really simple, actually.

There are two kids and oh! I can see three dogs. 
There is a boy and a girl in the middle of the picture. 
Both of the children are standing.
The boy is facing..me. 
And the girl is looking down at a puppy in her arms over her chest.

I can see the two medium-sized dogs. 
They’re under the boy’s right arm. 
Dog in front is climbing up the little boy’s leg.
And the dog behind him is looking at the puppy in the girl’s arms. 
Actually, both dogs are looking at the puppy that the little girl is holding.

You know what? I can see that the wind is blowing in this picture because there is a long purplish sash behind the girl and it looks like the letter...p!
blowing in the wind.

By the way, the background of this picture is really cool.
It’s just clouds.
Big clouds from the bottom to the top.
And it looks like there is a patch of blue sky in the middle... just about behind the kids.    





[Four Portraits of Children]

by Edwin Plummer

CREDIT LINE Jonathan and Karin Fielding Collection LINK


[The Clavering Children]

by George Romney

CREDIT LINE The Huntington Library, Art Museum, and Botanical Gardens. Adele S. Browning Memorial Collection, Gift of Mildred Browning Green and Honorable Lucius Peyton Green LINK


[Initial R]

EPPH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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