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 향이 났어.
너는 내게 그 나무는 체리가 자라지 않는다고,
내 콧등을 손가락으로 토 독 - 두드리었지.
그런데 말이야. 이상하게도 내게 그 나무는 선홍의 체리 향이 났어.
차가운 겨울을 지나 다 말라 터져버린 손 등을 비벼대고 있을 때면,
너는 체리 향이 나는 끈적해진 너의 손으로 내 손 등을 쓰다듬었지.
예쁘다
사랑해-
하고 말이야.
나 사실 겨울이 무척이나 미웠어. 얼른 그 꽃이 보고 싶다며 함께 꽃놀이도 가자고, 봄이 찾아오기도 전에 네게 투정을 부릴 수밖에 없었고.
실은,
내게는 얼어버린 아기 고양이의 깨지 못할 그 밤이 슬픔이었어.
떠나간 기차를 붙잡지 못한 어느 가을 하늘의 후회가 눈물이었고,
불안이 만들었던 손톱 근처. 작은 생채기가 흘린 빠알간 눈물이 내게는 차디찬 겨울이었어.
겨울은 너무나 아픈 것.
내게 겨울은 이름을 잊어버린 누군가의 생일 케이크를 준비하던 그런 계절.
그럼에도 소란한 눈길에 미끄러져 그 몸마저 망가질까 장갑도 끼지 않은 채,
온전한 손으로 그 손잡이를 더 세게 붙들던 그런 서글픈 계절.
그럼에도 나 이제 행복해져도 괜찮을까-
하는 물음으로 너를 잔뜩 울리고야 말았어.
내 손등은 작은 사막
그런 너는 내게 내리던 그칠 줄 모르는 작은 소나기
감히 그 영원을 바라게 하던 어린 나의 우는 소나기.
어리석은 말이라도 네가 웃을 수 있다면 나
봄을 닮은 너를 기꺼이 사랑하려고 해.
슬픔이 많은 나라도 너를 깊이 안아줄 수 있다면 나
나를 무척이나 사랑한다던 너를,
이리도 깊이 사랑하겠어.
그럼 내게 그 꽃은 분명 체리 향이 날 테니
어서 불어오렴,
나의 봄아
사랑스레 그 내음 머금고 내게 불어와주렴. 사랑하는,
나의 봄에게.
나의 어린 슬픔이.
<어저께 나의 봄의 이름은 슬픔이었습니다> By초록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