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추꽃 Oct 22. 2021

인사관리의 변화

나아가야 할 방향

그렇다면 합리적이고, 유능하고, 글로벌한 것을 원하는 90년생 직원들을 조직에 머물게 하는 '유지'전략은 무엇일까? 나는 한국형 직무 중심 인사관리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그 해결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직무 중심 인사관리는 사람부터 뽑아놓고 아무런 일이나 다 시키는 것이 아니라 직무가 먼저이다. 해당 직무에 걸맞은 사람을 선발하게 되고, 직무를 제대로 수행해 낼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을 찾게 된다. 직무만 잘 해내면 되니 자신의 업무에 대한 정의가 보다 명확해지며, 불필요한 야근을 할 필요도 없게 된다.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찾기 위해 지금보다는 보다 능력에 기반한 인사관리가 가능하게 되니 연공으로 후배를 눌러 찍거나, 연차가 더 높다는 이유로 무능한 관리자가 보직자가 되는 일도 적어질 것이다. 젊은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직무 배치를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직원 평가를 위해 애쓰게 될 것이다. 체계적인 직무관리를 시작하게 되면 윗사람에게 어떻게 잘 보일지 보다 업무에 더욱 집중하게 되니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 업무를 하며 발생하는 애로사항들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저절로 찾게 될 것이다. 그뿐 아니라 해외의 많은 기업들은 이미 직무 중심 인사관리를 하고 있으니, 합리적이고 유능하고 글로벌한 해외 인재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말하는 직무 중심 인사관리는 '너는 외국어를 잘하니 해외영업을 해' 정도의 관리가 아니라, 정말 체계적인 직무분석과 체계적인 직원의 성향과 능력 분석을 통한 적합한 fit을 찾아가는 것이다.


또한 명확한 비전이 제시되어야 한다. '20xx 년까지 매출 얼마 달성'이라는 한 문장이 아니라, 정말 직원들에게 영감을 주고 회사의 방향성을 깨닫게 하는 그런 매력적인 비전 말이다. 또러한 비전은 직원들에게서 '왜? 굳이?'라는 반응이 아니라, 그 의미에 대해 직원들도 공감하는 비전이어야만 한다. 회사 생활하며 정말 많은 일을 해왔지만 성취감을 느껴본지가 언젠지 모르겠다. 그건 아마 방향성을 상실하고 하루살이처럼 하루하루를 버티기만 했기 때문일 것 같다. 나와 회사를 이어 줄 만한 공감되는 비전이 없었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회사가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기반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합리적이고, 유능하고 글로벌한 것을 지향하는 젊은 직원들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와의 관계에 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일어날 수 없는 일인 것도 잘 알고, 직무 중심 인사관리도 부작용이 많다는 점 또한 알고 있다. 직무를 잘 해내지 못하면 가차 없이 해고를 하거나, 본인 일만 하고 회사 사정은 나 몰라라 하는 부작용은 한국의 정서에 맞지 않다. 그래서 보다 한국화 된 형태의 직무 중심 인사관리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조직이 직면한 큰 숙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변화하기 싫어하며 손 놓고 그저 모든 것을 '세대차이'로 치부한다면 회사는 발전할 수 없고, 성장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유능한 직원들은 탈출만을 꿈꿀 것이다. 이제는 누가 옳고 그르냐의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 인사관리 방식이 적극적으로 변화할 방향을 찾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모든 회사는 똑같지 않다. 그러니 위기의식을 느낄 필요가 있다.

이전 09화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는 아닐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