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터뷰
현지에 적응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던 어느 날, 병원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지금껏 바리스타 포지션을 위한 인터뷰를 보았던 것이 전부였기 때문에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없어 걱정이 되었다. 인터뷰 후기에 대해 검색해 보자 역시 관련 경력이나 임상과 관련된 질문이 이어진다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동안 보았던 바리스타 인터뷰에서는 커피에 대한 흥미가 있는지, 어떠한 커피를 제일 좋아하고 또 그 이유가 무엇인지, 관련 경험이 있는지 그리고 손님 응대에 관련한 질문들을 받는 것이 보통이었다. 병원 인터뷰 역시 왜 간호사가 되었는지, 왜 한국이 아닌 타국에서 간호사를 하고자 하는지, 한국에서의 경력들은 어땠는지에 대해 물어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내가 제출한 이력서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인터뷰 준비를 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인터뷰 당일이 되었고, 아침까지도 어떠한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검은 슬랙스 바지와 깔끔한 셔츠를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처음 가보는 동네이기 때문에 여유를 두고 출발했고,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혹시 몰라 챙겨간 노트북에 정리해 둔 나의 이력서를 되짚어보며 인터뷰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찾는 인터뷰 관계자의 목소리가 들렸고,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주는 관계자의 숙련된 매너가 긴장을 완화하게 해 주었다. 그렇게 가벼운 스몰톡을 이어가다 내가 사실 현지에 와서 보는 첫 인터뷰이기 때문에 긴장이 된다고 웃으며 말하자, 본인 역시 이 병원에서 인터뷰를 보는 것이 긴장이 되었었지만 어느새 30년을 근무하고 있다며 본인이 미래의 내가 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렇게 가벼운 스몰톡을 주고받으며 긴 복도를 지나 준비된 인터뷰룸으로 들어갔고, 들어가자마자 한국과는 다른 면접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내가 지금껏 보았던 한국에서의 면접은 일대다 혹은 다대다 면접인 경우가 많았다. 보통 3-5명의 인터뷰어와 내가 인터뷰를 보거나, 3-5명의 인터뷰어와 나 그리고 다른 지원자들이 함께 면접을 보는 경우 두 가지였다. 또한 보통의 면접장은 따로 마련된 장소에서 보통은 큰 책상을 면접관과 내 사이에 두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많았기에 비슷한 분위기를 생각하고 들어선 면접장은 다름 아닌 일반 진료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