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결국 Mar 20. 2023

번아웃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7_손가락 까딱하기 

현남씨의 래미안과 계란 같은 것.


나는 우리나라 말에는 우리의 생각보다

큰 의미, 큰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관용적인 표현이나 속담 같은 것들은 특히 더.



많이 쓰는 말 중엔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그 말이 몸도 마음도 지쳤을 때를

얼마나 잘 표현하는 말인지

바로 얼마 전 깨닫게 되었다.

처음 그 표현을 쓴 누군가에게 무한한 리스펙을 표하는 바이다.




그러다 살기로 결심하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한 일은

손가락을 까딱한 것이었다.


손가락을 까딱해서 울리는 전화를 받고

손가락을 까딱해서 무언가를 먹고

손가락을 까딱해서 씻는 일부터 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가 힘들어

방치한 내 자신을,

우리 가족을, 우리 집을

매일 0.01씩이라도 까딱해서 건드려 보기로 했다. 


그렇게 내 세상이 향하던 방향이 살짝 달라졌다. 


나는 더글로리 시즌1을 보면서

현남 씨가 잘못될까 조마조마했었다.

나는 현남 씨가 행복하길 바랐다.

특히, 삶은 계란을 먹으며 래미안(데미안)을 이야기할 때.

나는 그녀의 세상이 진정 변하고 있었음을 느꼈다.

나의 손가락 까딱하기는 현남 씨의 래미안이기도 했기에 

더 크게 와닿았는지 모르겠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현남 씨의 래미안 같은 것이 있기를

무엇을 하더라도 내가 했던 손가락 까딱보다 나을테니 

무엇이든 해보라는 말을 전하며 

당신의 세상이 조금씩 더 밝게 달라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전 07화 번아웃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