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로 1300만 독자를 사로잡은 프레드릭 배크만 최신작
스물 다섯 번째 책.
프레드릭 배크만 / 역자 이은선 / 다산책방 / 2021.05.14
우리의 심장은 비누와 같아서 손에 잘 쥐어지지 않는다.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금세 표류하고, 사랑에 빠지고 상처를 받는다.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직업과 결혼 생활과 아이들과 기타 모든 분야에서 ‘척’하는 법을 터득한다.
- 16p -
남들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아는 것 같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아는 척해야 하는 사람은 나뿐이다. 남들은 여러 가지를 감당할 여유가 되고 여러 가지를 잘 다룰 줄 알며 그러고도 에너지가 남아서 더 많은 것을 처리할 수 있다.
- 74~75p -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녀는 마음속 저 깊은 곳에서는 거의 모두가 같은 질문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잘 하고 있을까? 나는 누군가에게 자부심을 선사하고 있을까? 나는 사회에서 쓸모 있는 사람일까? 나는 일을 잘할까? 마음이 넓고 배려심이 있을까? 괜찮은 녀석일까? 나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지금까지 좋은 부모였을까? 나는 좋은 사람일까?
- 156p -
“그 오랜 세월 동안 결혼생활을 무슨 수로 유지하셨어요?”
그녀는 물었다.
“열심히 싸웠죠.”
(중략)
“항상 상대방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해요. 하지만 너무 항상 그러면 안 돼요. 너무 항상 상대방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면 나중에 서로를 용서할 수 없게 돼요.”
- 348p -
야크 : 죄송합니다. 웃을 생각은 없었는데. 저희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이 생각나서요.
레너르트 : 뭔데요?
야크 : 결국에는 이해가 안 되는 사람과 결혼하게 된다고, 그래놓고 평생 이해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고 하셨거든요.
- 356p -
“어머니 말씀이 맞아요. 자기를 웃게 만드는 사람은 평생을 가죠.”
- 371p -
진실. 세상에 진실은 없다. 우리가 우주의 경계에 대해 어찌어찌 알아낸 게 있다면 우주에는 경계가 없다는 것뿐이고, 신에 대해 아는 게 있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뿐이다. 따라서 목사였던 어머니가 가족들에게 요구한 것은 간단했다. 최선을 다하라는 것.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으라는 것.
구할 수 있는 사람은 구하라는 것.
- 473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