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이봄
아홉 번째 책.
저자 오지은 / 이봄 / 2015.12.23
가끔 생각한다. 사실 성장이라는 것은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대신 위장술을 익혀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욕망을 숨기고, 유치함을 숨기고, 정상적인 어른이 되었다고, 약간의 매너로 모두가 모두들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66p-
프로필에 좋아하는 것을 적어둔 사람들을 많이 본다. 나도 예전에 그랬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나열하면 스스로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은 부질없다고 느낀다. 어차피 변할 것을.
-105p-
매일매일이 좋으려는 욕심만 버려도
훨씬 마음이 편할텐데.
-113p-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신중하게 고른 세 권이었다. 세 권 다 다른 느낌으로 좋은 책이었다. 느슨해진 곳을 조여주고 뭉친 곳을 풀어주고 뒤틀린 곳을 잡아주는 기분이었다. 나는 덕분에 천천히 리듬을 찾을 수 있었다.
-14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