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 아닌 것처럼.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많아지고, 규모가 조금씩 커질수록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들이 점점 더 자주, 그리고 점점 더 크게 발생한다.
그런데 나의 매일이 이러한 '문제'들도 점철되어 있다면, 이건 '문제'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 아닌가?
나의 일상을 해결해야 할 '문제'들로 뒤덮고 싶지 않다면, 이제 '문제'라는 단어를 나의 삶에서 빼야 할 때.
매일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씻고, 출근하는 것처럼 일하면서 벌어지는 수많은 상황도 그저 일상의 한 부분이려니.
별일 아닌 듯이.
아무 일 아닌 것처럼.
7년 전에 내가 남겼던 글을 페북이가 보여주었다.
당시 회사를 오픈한 지 5년쯤 되었던 때라 프로젝트 수가 점점 많아지고, 규모가 커지면서 매일같이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보니, ‘원래 일이란 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더라.
어느 순간 생각을 바꿔야지 싶었다.
그랬더니 매일같이 '문제들'로 점철되었던 일상 대신, 어쩌다 평화로운 날이 오면 감사하는 새로운 일상이 펼쳐졌다.
나이를 조금씩 먹다 보니 어느덧 앞자리가 다시 한번 바뀔 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그래서인지 지인의 부모님, 지인, 지인의 남편이나 아내, 지인의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좋은 소식보다는 슬픈 소식이 점점 많이 들린다.
재작년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지인에게 들었던 말처럼, '요즘 내 주변이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드는 나날이 이어진다.
그 뒤로 그 지인의 주변 상황이 드라마틱 하게 좋아졌는가? 적어도 지금까진 상황이 썩 좋아진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나이를 먹어 감에 늘어 나는 생로병사처럼 그 나이가 되면 겪어야 하는 일들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주변을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다시 한번 바뀌어야 할 때.
지인들의 상황에 공감하되, 지나치게 빠지지 않기.
넘치게 슬퍼하지 않기.
그들이 놀라지 않도록 별일 아닌 듯이.
특별하게 나쁜 일이 아닌 것처럼.